출산율 낮아지자 고령 출산 늘어나…40대 분만 급증

40대 분만 10년 사이에 43% 급증
신현영 의원 “의료 인프라와 지원 중요”

출산율이 갈수록 감소하는 가운데 40대 산모의 분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보건복지부 ‘2013년∼2022년 분만 현황’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전체 분만 건수는 42만4717건에서 24만4580건으로 급감했다. 해당 자료는 의료기관의 분만 행위 코드를 기준으로 산출한 것으로, 쌍둥이 등 다태아 분만도 동일하게 한 건으로 집계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임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인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8명이었다. 이는 역대 최저치에 해당한다. 올 1분기 합계출산율이 0.81명으로 이미 1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운 만큼, 연간 합계출산율은 지난해보다 더 떨어질 전망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같은 기간 40대의 분만은 1만3697건에서 1만9636건으로 43.3% 증가했다. 전체 분만에서 40대 산모가 차지하는 비중도 3.2%에서 8.0%로 4.8%P 늘었다.

서울시내 한 산부인과의 신생아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반면 다른 연령대의 분만은 감소세를 보였다. 30대의 분만은 30만385건에서 18만5945건으로 줄었다. 하지만 전체 분만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71.4%에서 76.0%로 4.6%P 증가했다.

20대의 분만은 10만5931건에서 3만8685건으로 63.5% 급감했다. 전체 분만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4.9%에서 15.8%로 9.1%P 줄었다. 신 의원은 “출산 감소와 관련해 젊은 세대를 이해하고 지원하는 포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령 출산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임신 및 출산 시에 산모와 태아의 건강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2월 학계에서는 고령 임산부일수록 혈전이 폐동맥 일부나 전체를 막아서 쇼크와 심정지를 일으킬 수 있는 ‘정맥혈전증’이 생길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방수미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황헌규 순천향대구미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혈전증과 지혈(Thrombosis and Hemostasis)'에 발표한 보고서에 “2014∼2018년 임산부에게서 발생한 정맥혈전증 510건을 분석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방 교수는 “임신 중에는 혈액 응고가 더 심해져 임신 자체가 정맥혈전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최근 출산 평균 연령이 높아지면서 고령 산모의 분만이 늘고 있는 만큼 임신과 출산 때 정맥혈전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고령 출산 현상에 따라 산모와 태아의 건강 유지에 필요한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의료 인프라와 지원을 든든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슈2팀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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