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1표 받아' 11차 투표서 美하원의장 선출 실패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하원이 개원 3일째인 5일(현지시간) 11번째 투표에도 결국 의장 당선자를 확정짓지 못했다. 당선이 유력했던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는 공화당 강경파 중심의 반란표로 인해 이날 이어진 5차례 추가 재투표에서도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의회 공전이 지속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한표를 행사한 이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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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어 새로운 하원의장을 선출하기 위한 7차, 8차, 9차, 10차, 11차 투표를 실시했으나 과반인 218표 이상을 득표한 의장 후보는 나오지 않았다. 118대 의회 개회일인 지난 3일 이후 사흘간 총 11번의 투표에도 최종적으로 당선자를 확정하지 못한 것이다.

미 하원의 의장선거가 단 한차례 표결로 끝나지 않은 것은 100년 만에 처음이다. 또한 10차 이상 투표가 진행된 것도 164년 만에 처음이다.

사흘째인 이날도 공화당은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를, 민주당은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를 각각 후보로 추천했다. 그러나 공화당 내 반란표를 이끈 강경파는 매카시 원내대표를 지지하는 대신 바이런 도널드 의원을 별도 후보로 내세웠다. 7차 투표 결과 매카시 원내대표는 201표를 받는 데 그쳐 과반에 미달했다.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의 하원 의석이 222석인 만큼 매카시 원내대표가 하원의장에 선출되기 위해서는 반란표가 적게 나와야 한다. 하지만 이날도 공화당 강경파는 도널드 후보에게 19표를 던졌다. 공화당 매슈 게이츠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표를 행사했다. 공화당 내 기권표도 1표 나왔다. 이러한 공화당 내 균열은 민주당이 11차 투표에 걸쳐 하원의원 212명 전원이 모두 자당 후보인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에 표를 던진 것과 대조적이다. 이날도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민주당 전원의 지지를 받았다.

164년 만에 처음인 10차 투표부터는 매카시 원내대표의 지지표가 200표로 줄었다. 공화당 소속 22명은 도널드 후보를 비롯한 다른 의원에게 투표하거나 불참, 기권했다. 결국 하원은 정회안을 통과시켜 다음날 정오부터 의장 선출 투표를 이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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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하원 내 정치적 혼란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원의장이 선출돼야만 상임위원회 구성, 법안 표결 등 하원의 주요 일정도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의회 입법 절차가 정지 상태에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하원이 사흘째 교착상태에 빠지며 다른 업무를 진행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날 매카시 원내대표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데 이어 매카시 원내대표도 강경파 의원들과 협상을 벌여 이들의 요구 일부를 수용하는 등 추가 양보안을 제시했으나 결과적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매카시 원내대표 측은 강경파 의원들과 추가 물밑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들은 강경파를 달래기 위해 매카시 원내대표가 더 큰 양보를 해야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이날 하원을 떠나며 협상이 "약간의 움직임"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러한 양보가 향후 하원의장으로서 입지와 자격을 약화시킬 것이란 지적엔 선을 그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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