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수리남 마약왕' 조봉행이 2016년 지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넷플릭스 인기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 속 마약왕의 실존 인물로 알려진 조봉행이 이미 6년 전 사망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17일 채널A는 수사기관 등을 통해 조봉행의 '병사'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1952년생인 조봉행은 1995년 수리남 국적을 취득했으며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수리남에 거주하면서 대규모 마약 밀매 조직을 운영했다. 그는 남미 최대 마약 카르텔과 손을 잡은 결과 마약 사업을 빠른 속도로 키워나갈 수 있었으며, 수리남의 군·관·정계 고위층들과도 친분을 형성하게 됐다.
이후 그는 성공한 광물 사업가로 행세하면서 현지 한국 교포들을 포섭해 보석(마약)을 남미에서 유럽으로 운반해주면 보상금을 주겠다며 유인했다. 이어 평범한 주부·대학생들이 영문도 모르고 마약 운반책이 되는 바람에 체포되거나 구금되는 변을 당했다.
급기야 조봉행은 2005년 인터폴 수배 명단에 오를 정도의 마약계 거물이 됐다. 이에 국가정보원과 미국 마약단속국, 브라질 경찰이 공조 작전을 펼친 결과, 그는 2009년 브라질 상파울루 국제공항에서 체포된 후 국내로 압송된 데 이어 2011년 징역 10년·벌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조봉행의 근황은 알려지지 않아 세간에는 만기 출소 후 수리남으로 돌아가 마약 밀매로 벌어들인 돈으로 호화생활을 하고 있다는 루머가 퍼졌으나, 채널A의 취재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해남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던 조봉행은 심부전·고혈압 등 지병 악화로 2016년 형 집행정지 결정을 받아 출소 후, 광주광역시의 한 대학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같은 해 4월 19일 사망했다는 것. 넷플릭스 '수리남'에서는 배우 황정민이 맡은 '전요환'이 조봉행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다.
한편 드라마의 인기와 별도로 넷플릭스 '수리남'을 둘러싼 잡음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주베네수엘라 대한민국 대사관은 '수리남 한인사회 대상 안전 공지'를 통해 "수리남에 거주하는 한인 여러분께서 드라마 '수리남' 방영 여파로 매우 곤혹스러우실 것으로 짐작된다"며 "저희는 한인 여러분들의 안전이 가장 우려되는 바, 여러분의 안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수리남 정부는 넷플릭스 등 제작진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리남 정부 관계자는 "수리남은 오랫동안 마약 운송 국가라는 나쁜 이미지를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해 노력했는데 드라마가 다시 수리남을 나쁜 이미지로 만들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