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희기자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20~22일 방한 때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일각에선 남북, 북미 관계 경색 국면에서 문 전 대통령의 '대북 특사' 등 역할론이 제안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문 전 대통령의 역할론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전망하면서도 특사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방한 다음 날인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서울에서 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이 예정돼있다. 문 전 대통령과의 회동은 바이든 대통령 측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경색된 남북, 북미 관계를 개선하고 대화를 재개하는 데 문 전 대통령의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치권 일각에선 문 전 대통령의 대북 특사 가능성도 거론됐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바쁜 바이든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옛날에 한 번 만난 적이 있기 때문에, 우정으로 만나는 건 아닐 것이다. 정치인은 그렇게 안 움직인다. 쓸모가 있으니까 만나는 것"이라며 문 전 대통령의 특사 가능성을 언급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문 전 대통령에게 대북 특사를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권 장관은 후보자 신분이었던 지난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우리나라는 사람이 중요한 나라인데 경험이 있는 분들이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북관계에서도 마찬가지"라며 "(문 전 대통령을 대북 특사로 보내는 것에 대해)충분히 검토할 만하다"라고 했다.
반면, 문 전 대통령의 대북 특사 파견은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바이든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은 동맹국으로서 함께 대통령 임기를 보냈다. (대북 특사 파견은) 예우상 모양이 맞지 않는다"며 "북미정상회담을 지켜본 문 전 대통령이기에 앞으로의 북한과의 관계 등에 대한 조언을 듣는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고 분석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 전 대통령의 역할론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특사보단 공식 또는 비공식적으로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는 어떤 수준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