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인간' 검은 잉크 뒤집어쓴 英 '백조'…날개 퍼덕이지도 못해

인간이 버린 쓰레기로 인해 백조의 흰 깃털은 검게 물들어버렸다. 사진=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

[아시아경제 김소영 인턴기자] 인간이 버린 쓰레기로 인해 '백조'가 검은색의 '흑조'가 되는 끔찍한 피해를 입었다. 이 검은색의 물질은 하얀 깃털인 백조의 몸통과 부리까지 검게 물들였다.

지독한 악취와 함께 '흑조'가 돼버린 백조는 온몸에 묻은 물질을 걷어내려 날개를 퍼덕이고 애썼지만 걷어낼 수는 없었다. 여기에 먹이까지 제대로 먹지 못해 생명까지 위협받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BBC, ITV 등에 따르면 누군가 제대로 폐기하지 않고 버린 잉크에 뒤덮여 하얀 털의 백조가 '블랙 스완(Black swan·흑고니)'으로 오해받는 일이 일어났다.

영국 윌트셔 웨스트버리의 한 연못에서 발견된 이 흑고니는 날개 끝 부분을 빼곤 몸 전체와 부리까지 모두 검은색이었다. 계속 몸에서 무언가를 닦아내려 애썼으며 먹이도 잘 먹지 못했다.

동물보호단체 직원에 의해 이 흑고니가 사실은 하얀 털을 가진 ‘백조’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백조를 구조한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는 이 물질을 프린터기에 사용되는 검은색 토너(가루 형태의 잉크)로 추정하고 있다.

누군가 연못에 함부로 버린 이 쓰레기로 인해 윤기가 흘러야 할 하얀 깃털은 검은 이물질에 뒤덮였다.

전문가들은 백조의 몸에서 빨리 이물질을 제거하지 않으면 깃털의 자연 방수 능력이 떨어져 저체온 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단체의 조사관인 스테프 댈리는 "처음엔 흑고니인 줄 알고 깜짝 놀랐다"면서 "여러 번 씻겼지만, 아직도 검게 물든 깃털이 원래의 색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또한, 이 단체는 같은 물질에 뒤덮인 채로 이곳을 떠난 이 백조의 짝에 대해 걱정하며 "어떤 검은 모습의 새를 보는 사람은 연락 달라"고 호소했다.

환경당국 조사관들은 누군가 고의로 연못에 토너를 버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김소영 인턴기자 sozero81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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