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터키 S-400, 미국이 구매'제안...양국 관계 정상화 시도

러시아산 S-400 도입 고집에 미 F-35 터키 수출 취소
터키가 미국 제안 받아들이면 러 기술 유출로 반발 예상

지난 24일(현지시간) 러시아 승전기념일 퍼레이드에 등장한 S-400 미사일 이동발사대의 모습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미국 상원에서 미국정부에 지난해 터키가 도입한 러시아산 미사일방어체제인 S-400의 구매를 제안하며 관련 법안을 제출했다. 미 상원에서는 이 제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터키의 S-400 도입 이후 경색된 양국관계의 복원은 물론 80억달러(약 9조5816억원) 규모로 예상되던 터키의 F-35 전투기 구매도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존 툰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미 육군이 미사일 조달계좌를 이용해 터키가 보유 중인 러시아산 S-400을 구매할 수 있도록 2021년 국방수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앞서 터키는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러시아로부터 S-400 4개 포대를 25억달러에 도입했고, 이후 미국과 관계가 악화됐다.

당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은 미국의 F-35 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100대 이상의 F-35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터키가 S-400을 구매하면 미국과 나토의 군사기밀이 러시아로 넘어갈 수 있다며 터키에 S-400 구매 철회를 요구했다. 터키가 여기에 반발해 S-400 도입을 고집하자 미국은 F-35 개발 프로그램에서 터키를 제외시키고, 터키가 구입한 F-35 전투기에 대한 인도 또한 취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아직 터키에 대한 제재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지만, 터키가 S-400을 계속 보유할 경우, 지난 2017년 통과된 '미국 적대세력 대항 제재에 관한 법률(CAATSA)'에 의거해 터키 역시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아야하는 상황이다. 미 상원은 미국정부가 터키로부터 S-400을 구매할 수 있다면 터키와 관계개선, 터키의 F-35 프로그램과 구매 재개 및 러시아 S-400 전력분석을 모두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S-400 기술이 미국으로 유출될 수 있는만큼 러시아의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터키가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여부는 미지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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