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훈기자
이정윤기자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이정윤 기자] "매표부터 말썽인데 앞으로 출근길이 걱정이에요"
20일 오전 9시 전국철도노동조합의 무기한 총파업이 시작된 시각 서울역에서 만난 이해연(46)씨는 한숨부터 쉬었다. 경기도 평택 집에서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회사로 출근한다는 이씨는 "매표소에서 무궁화호 정기권을 끊으려 했는데 직원들이 정기권 발권 방법을 숙지하지 못했더라"라며 "출근시간대 운행 중지 기차가 많아 1시간 정도 일찍 출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파업에는 철도노조와 함께 매표 역무원, KTXㆍSRT 승무원 등으로 구성된 철도노조 자회사 지부도 참여해 발권 업무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날 출근시간대 이후 진행된 파업으로 '출근대란'은 없었지만 퇴근길부터 시민 불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병원 진료를 위해 대전에서 상경한 박병재(52)씨는 운행 중지 열차표를 한참 바라봤다. 그는 "진료차 자주 서울을 찾는데 운행 정지된 기차가 많아 당분간 기차 이용을 못할 것 같다"며 "오늘도 오후 2시 KTX를 타려했는데 이미 매진돼 버스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철도 노조의 파업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던 노년층과 외국인들의 불편은 컸다. 매표소 앞으로 늘어선 대기줄에는 노년층과 외국인들이 유독 많았다. 이날 운행 정지된 오전 9시 5분 여수행 KTX를 타려했던 오성일(72)씨는 "다행히 다음 기차 표를 구할 수 있었지만 스마트폰 이용 방법을 잘 모르는 노인들은 역사에 와야지만 운행 중지된 기차를 확인할 수 있어 불편이 클 듯 하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용산역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오전 9시40분께 용산역 열차 출발을 알리는 안내문에는 3개 열차가 운행중지 상태였다. 직장인 황정호(42)씨는 "전남 광양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표를 구하지 못했다"면서 "버스표를 알아보고 있지만 혹시나 제때 도착하지 못해 업무에 지장이 생길까 걱정"이라고 했다. 경기도 가평 남이섬에서 카페를 운영한다는 이강희(57)씨는 "매일 오후 6시32분 차를 타고 가평에서 수원 집으로 돌아가는데 파업으로 운행하지 않아 불편이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업무차 광주로 향하는 노영수(65)씨는 "오후 12시에 중요한 회의가 있는데 내려가는 표를 구하지 못해 참석이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각 대학들이 수시 논술ㆍ면접고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기차를 이용해 수험장을 찾으려는 수험생들의 불편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은 23ㆍ24일 수시 고사 일정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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