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지웨이 '중국제조2025는 세금낭비'

[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양회(兩會)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이 국가 산업육성 정책으로 추진해온 '중국제조2025'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나왔다.

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러우지웨이(樓繼偉) 전 재정부 부장(장관)은 전날 중국공산당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ㆍ政協)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제조2025'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쏟아냈다.

'중국제조2025'는 중국이 2025년까지 의료ㆍ바이오, 로봇, 통신장비, 항공 우주, 반도체 등 10개 첨단제조업 분야에서 리더가 되겠다는 야심 찬 제조업 육성책을 말한다.

러우 부장은 "중국제조2025의 부정적인 측면은 세금을 낭비했다는 것"이라며 "말만 요란했지, 실제로 이룬 것은 거의 없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첨단산업의 발전을 원했겠지만, 이러한 산업들은 너무나 변화가 빨라 예측이 불가능하다"며 "정부는 예측할 수 없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세금을 쏟아 부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원은 시장에 의해 배분돼야 한다"고 말하며 중국제조2025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동반되는 정부의 지원이 불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미국과 무역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중국은 3년만에 처음으로 양회에서 중국제조2025 단어를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은 2015년 중국제조2025를 처음으로 언급한 이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정부 업무보고에 중국제조2025을 포함시켰었다.

미중 무역협상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중국제조2025' 언급을 피해 중국 정부의 산업 보조금 정책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미국을 자극하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회에서 정협 위원들과 인민 대표들이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정부 정책을 놓고 불만이 나올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 WSJ은 양회에서 표출된 이러한 불만들이 경제 부진 숙제를 안고 있는 시 주석의 권위를 시험대에 오르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