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유적지' 앙코르와트, 돈 안쓰는 中관광객에 속앓이

[아시아경제 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세계적인 유적지인 캄보디아 앙코르와트가 급증하는 중국 관광객들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앙코르와트를 방문하는 외국인 두 명 중 한 명이 중국인일 정도로 비중은 높아지고 있지만 상당수가 현지에서 돈을 거의 쓰지 않는 초저가 단체 관광객들이어서다. 지난해 앙코르와트를 방문한 외국인은 194개국, 259만명으로 전년보다 5% 증가했다. 이 중 중국인은 112만명으로 43%로 절반에 육박한다. 중국인이 크게 증가한 것은 앙코르와트가 '죽기 전에 봐야 할 유적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기도 하지만 중국 내 여행객들에게 '제로달러투어' 관광지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제로달러투어란 항공료ㆍ숙박비ㆍ식대 등 기본 여행경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파는 중국의 초저가 여행상품을 뜻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이 같은 제로달러투어 탓에 캄보디아를 방문하는 중국인이 가파르게 증가해도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지 못한다고 전했다. 앙코르와트가 위치한 시엠레아프시의 한 주점 사장은 "중국인 여행객은 여행사가 짠 일정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아 우리 가게에 들어오지 않는다"며 "오히려 서양인 관광객만 서서히 줄고 있다"고 말했다. SCMP는 중국 여행객의 제로달러투어는 앞서 태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문제가 돼 각국이 강도 높은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고 설명했다.초저가 여행객 급증으로 현지 상인들의 바가지 상흔도 문제가 되고 있다. 시엠레아프에서 소규모 쇼핑점을 운영하는 중국인 A씨는 지난 19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인 관광객의 70%가 2000위안(약 33만원) 안팎의 초저가 여행객"이라며 "이 때문에 캄보디아 현지 여행사는 1인당 1400위안(약 23만원) 안팎의 손해를 감수하며 중국인 관광객을 받는다"고 말했다. 바가지를 씌우지 않을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앞서 지난해에는 앙코르와트를 여행한 한 중국인이 현지에서 저가 루비반지와 약재를 비싼 값에 구입한 사실이 중국 언론에 소개돼 사기 논란을 빚기도 했다.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khah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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