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혜기자
한 점주가 공개한 모 지역 낙찰가 공개자료. 전월 1위 낙찰가가 15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낙찰가 공개 하루만에 점주들의 우려는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 부천의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가 공개한 관련 지역의 이번 달 낙찰 1위 금액은 최대 100만원 초반(실제 지불하는 광고료는 2위 업체 낙찰가인 96만원)에 달했다. 이전 1위 업체의 월평균 매출이 560만원인 지역이다.배달의민족에 따르면 각 지역의 입찰시작가는 해당 지역 1위 업체들의 월 평균 매출에 의해 조금씩 달라진다. 경쟁이 치열한 지역일 수록 입찰시작가와 낙찰가가 올라가는 구조다. 이 점주는 "월평균 매출 560만원인 지역을 택하고 100만원에 달하는 입찰가를 지불할지, 월평균 매출 200만원의 다른 지역을 선택하고 10만~15만원대 입찰가를 지불할 지 고민"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공개된 1위 월평균 매출을 보고 나니, 입찰가가 세더라도 비싼 지역을 선택해야 할 것 같아 망설여진다는 것.구로구에서 한 족발집을 운영하는 박현진(가명)씨는 "당연히 1등 낙찰가가 공개되면 1등 금액보다 높은 입찰가를 적어낼 수밖에 없다"며 "점주들의 눈치게임에 결국 슈퍼리스트 금액만 계속 올라갈 뿐"이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강서구에서 찜ㆍ탕분야 음식점을 운영하는 전해인(가명)씨는 "한 개 지역 슈퍼리스트 1위 낙찰가가 지난해 1월 2만원대에서 최근 43만원까지 치솟았다"며 "이번 낙찰가 공개로 인해 가격경쟁이 심해지면 자영업자들은 더 이상 설 곳도 없게 됐다"고 호소했다. 입찰가격이 부담돼 슈퍼리스트에 참여하지 못하겠다는 점주도 많았다. 양천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석호(가명)씨는 "이제 슈퍼리스트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 채 오르는 금액 구경할 일만 남았다"며 이것은 재앙"이라고 울분을 토했다.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24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ECR 회의실에서 공유경제 기반 조성을 위한 분야별 플랫폼 서비스 활성화를 주제로 열린 경제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배달의민족 측은 "정확한 낙찰가 공개가 오히려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그동안 낙찰가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최근 국정감사 등에서 '비공개 입찰방식'이 가격경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 정책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1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배달앱 비공개 입찰방식을 공개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토론회를 개최한 데 이어 26일에는 국회 중소기업벤처부 국정감사에서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이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에게 "낙찰가 공개를 요청하니 영업상 기밀이라는 답변을 받았는데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의한 바 있다.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점주들을 위한 방향이 무엇인지 이것 저것 시도해보는 입장"이라며 "낙찰가 공개 이후 경쟁이 과열되는 부작용 등이 나타날 경우 보완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