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기자
이병직 '국화'
서울시 등록음식점 1호이기도 한 오진암은 1910년대 초 대표적 상업용 도시한옥으로 보존가치가 뛰어날 뿐 아니라 남북 냉전체제를 대화국면으로 이끈 7.4 남북공동성명을 도출해 낸 장소이기도 했으나 세월이 흐르며 철거됐다.구는 이렇듯 역사적으로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오진암을 부암동으로 옮겨 2014년 3월 전통문화공간 무계원으로 되살려냈다. 대문과 기와, 서까래, 기둥 등에 오진암 자재를 사용해 지었으며 현재 한옥체험과 각종 전통문화행사 진행을 위해 운영하고 있다.무계원이 위치한 무계정사지 또한 안평대군이 꿈을 꾼 도원과 흡사해 화가 안견에게 3일 만에 몽유도원도를 그리게 했고, 정자를 지어 시를 읊으며 활을 쏘았다 전해지는 유서 깊은 장소다.유홍준 교수는 이처럼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제10권 서울편에서 무계원과 오진암의 역사에 대해 소개, 이곳에 송은 이병직의 작품이 단 하나도 걸려있지 않다는 점을 안타깝게 여겨 기증을 결심했다. 그는 옥션 등을 통해 구입한 이병직의 작품을 종로구에 기증하며 무계원을 찾는 관광객 누구나 이 공간이 지닌 오랜 역사를 알 수 있길 희망했다.유 교수는 소동파의 적벽부 중 물각유주(物各有主), 즉 ‘모든 물건에는 제각각 주인이 있다’는 말을 인용해 “평범한 물건도 자기 자리를 찾으면 귀해지는 법이다. 적어도 이병직 선생 작품 몇 점은 선생의 집으로 돌아가는 게 맞겠다고 판단해 기증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이병직 '매화'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부암동 전통문화공간 무계원은 역사 속으로 영영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도시한옥 오진암을 민·관이 뜻을 모아 재탄생시킨 곳이다. 이런 의미 있는 공간에 오진암을 추억할 수 있는 송은 이병직 선생의 귀한 서화작품까지 전시하게 돼 크나 큰 영광”이라며 “이병직 선생의 작품을 기꺼이 기증해주신 유홍준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전했다.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