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정상회담 시작과 끝까지 '분위기 메이커'는 6살 꼬마 숙녀

[사진=AP연합]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에서 '1등 외교관'은 다름 아닌 6살짜리 외손녀 아라벨라 쿠슈너(사진)였다. 아라벨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머무른 2박3일 동안 시작과 끝까지 '분위기 메이커'로 활약했다. 아라벨라가 '할아버지'를 따라 직접 중국을 찾은 게 아니라 중국 노래를 부르는 동영상을 통해서다. 트럼프 대통령 외손녀의 '재롱 외교'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내외는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방중 첫날인 8일(현지시간) 베이징 자금성 보온루에서 시 주석 부부와 차를 마실 때 처음으로 아이패드에 담긴 아라벨라의 동영상을 보여줬다. 동영상에서 분홍색 치파오(旗袍·중국 전통 의상)를 입은 아라벨라는 1950년대에 만들어진 중국 가요 '우리들의 들판(我們的田野)'을 부른 뒤 송(宋)나라 때 어린이용 중국어 학습 교재인 삼자경과 한시를 또박또박 암송했다. 이를 지켜본 시 주석은 아라벨라의 중국어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칭찬하면서 아라벨라가 이미 중국에서는 유명 인사라고 소개했다.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원더풀"을 외치며 연신 박수를 치자 미·중 정상 내외 간 어색한 분위기가 눈 녹듯 녹았다.아라벨라는 트럼프 대통령 방중 이튿날 마지막 공식 일정인 국빈 환영 만찬장에도 같은 영상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아라벨라의 영상이 끝나자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부부를 비롯한 만찬 참석자들이 박수갈채를 보냈다.아라벨라가 미·중 관계의 가교 역할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사이에서 태어난 맏딸 아라벨라는 생후 16개월부터 중국인 유모로부터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아라벨라는 지난 2월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맞아 이방카와 주미 중국 대사관을 깜짝 방문해 중국어 노래를 선보이는 등 미·중 간 외교적 교량 역할을 했다. 지난 4월 시 주석 부부가 처음으로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를 방문했을 때도 그들 앞에서 중국 동요 '모리화(茉莉花)'를 부르고 시를 읊었다.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례적으로 "아라벨라는 중·미 우의의 작은 사자(使者)로서 중국 인민의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베이징 소식통은 "아라벨라의 동영상이 국빈 만찬장에 방영된 것은 중국어를 배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손녀를 내세워 미·중 간의 우호 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