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자유한국당의 정치·이념적 노선을 수립할 혁신위원회가 뚜렷한 '우향우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혁신위원의 면면을 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법률대리인을 비롯해 국정역사교과서 찬성파, 태극기집회 참석자 등 강경보수 인사 일색이다. 한국당 혁신위는 보수우파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당헌당규 개정까지 시도할 것으로 보여 향후 당내 중도·개혁파들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류석춘 혁신위원장은 19일 기자회견에서 "대처가 좌클릭해서 영국을 바꿨나, 레이건이 좌클릭해서 미국을 바꿨나. 아니다"라며 "우파적 가치를 더욱 강조하고 국민을 설득해서 영국과 미국을 바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목표가 분명하다. 저희 당을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들을 목표로 혁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혁신 작업에 '좌클릭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이날 발표된 혁신위원은 박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으로 활동했던 황성욱 변호사를 비롯해 뉴라이트·우익단체 출신 인사들로 구성됐다. 조성환 경기대 교수는 지난 2월 보수성향 단체인 '한국자유회의'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지금의 촛불 정치는 전체주의 북한 정권에 굴종하거나 (북한 정권을) 두둔하는 '민족지상주의·통일전선 세력'에 의해 조직되고 선도됐다"고 주장했다.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사진=한국당 공식홈페이지]
여명 한국대학생포럼 전 회장은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수뇌부는 종북좌익 정권의 주역세력"이라며 "그들이 청소년들의 눈과 귀를 빨갛게 오염시키고 있다. 태극기 집회에 있어야 할 청년들이 좌익집회(촛불집회)에 있는 이유"라고 말한 바 있다. 당 혁신위의 이 같은 움직임에 친박(친박근혜) 계파색이 옅고 우익 성향과는 거리가 먼 초재선 의원들은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19일 당 지도부-재선의원 연석회의에서 김태흠 최고위원과 거친 설전을 주고 받기도 했다. 장 의원이 혁신위의 보수 개혁 방향에 우려를 표하던 중 복당 문제를 두고 김 최고위원과의 감정싸움이 불거지면서 거세게 충돌한 것이다. 초선의원들도 최근 당 지도부에 류 위원장의 '극우 논란'에 우려를 전한 바 있다.당 지도부는 혁신 작업의 일환으로 사무처 당직자 구조조정까지 추진할 예정이어서 후폭풍은 더욱 거셀 전망이다. 특히 최근 홍준표 대표가 자신의 측근들을 대표실에 계약직으로 고용한 점이 알려지면서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당직자 노조는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 떠넘기기"라고 비판했다.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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