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재계 또 덮친 회계부정…후지제록스 회장·임원 사퇴

후지제록스, 뉴질랜드 이어 호주법인도 회계 부정회계 부정 손실 규모 당초 220억엔에서 375억엔으로 확대회장·임원 동반 사퇴 및 임금 및 상여금 반납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회계 부정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된 일본 후지제록스가 회장과 주요 임원의 동반 사퇴 카드를 빼내들면서 사태 봉합에 나섰다. 도시바를 해체 위기로 내몬 해외법인의 회계 부정 사태가 또 터지면서 일본 재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2일 후지필름홀딩스 측은 기자화견을 열고 자회사인 후지제록스의 뉴질랜드와 호주법인에서 발생한 회계 부정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야마모토 다다히토 후지제록스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이 이달말까지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울러 야마모토 회장을 비롯한 후지제록스와 후지필름 주요 임원은 임금의 10~20%를 3개월동안 반납하고 상여금 역시 최대 30%까지 삭감하기로 했다. 야마모토 회장의 후임은 고모리 시게타카 후지필름 최고경영자(CEO)가 맡을 예정이며 이달 22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취임할 계획이다. 이날 후지제록스는 해외법인에서 확인된 회계부정 누적액이 확대되면서 이로 인한 최종 손실액이 220억엔(약 2255억원)에서 375억엔(약 384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고 발표했다. 후지제록스의 손실이 늘면서 후지필름 역시 2016회계연도(2016년4월~2017년3월) 영업익이 직전연도보다 10% 감소한 1772억엔에 머물렀다. 매출액도 전년보다 7% 줄어든 2조3221억엔을 기록하게 됐다. 후지제록스는 뉴질랜드 법인에서 사무실 장비 임대 계약에 대한 의심스런 정황을 포착한 뒤 이에 대한 집중 조사를 벌여왔다. 지난 4월 2016회계연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진행한 조사에서 예상 손실액은 220억엔 규모로 전망됐지만 감사 결과 회계부정을 저지른 법인이 추가로 확인됐다. 후지제록스는 비상장 기업이지만 지난해 3월 기준 1조엔대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후지필름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후지제록스의 회계부정 사태는 모기업인 후지필름에 막대한 타격을 입힐 수밖에 없다. 일본 재계에서도 이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도시바가 미국 원자력발전 자회사인 웨스팅하우스(WH)의 막대한 손실 발생과 뒤이은 회계부정 사태 여파로 도시바 반도체 매각으로까지 내몰린 사태를 곱씹으며 후지의 대처를 지켜보고 있다. 이에 대해 후지필름 측은 "후지제록스의 해외 자회사에서 발생한 회계 부정이 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경미한 수준"이라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회사 측은 "책임을 명확히하고 지배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도쿄 증시에서 후지필름 주가는 전날보다 1.61% 상승 마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후지제록스의 회계 부정으로 인한 손실 확대가 이미 알려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시장의 충격이 그리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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