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기자
사상최대 규모의 금괴를 밀수한 4개 조직·51명의 조직원이 검거됐다. 이들은 특수제작 된 금괴를 알알이 항문 깊숙이 숨기는 방식으로 세관 문형 금속 탐지기를 통과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관세청 제공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항문에 금괴를 숨겨 밀수해 온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이 밀수해 온 금괴의 규모는 총 2348㎏·1135억원 상당으로 사상최대치다.관세청은 지난 3월부터 5월 현재까지 금괴 밀수조직을 상대로 특별단속을 실시해 4개 밀수조직 소속 51명의 조직원을 검거했다고 23일 밝혔다.이들은 2015년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과 일본을 수시로 드나들면서 금괴를 밀수한 것으로 조사됐다.특히 이들 조직원은 금괴를 둥근 깍두기 형태(3㎝×3㎝×2㎝)로 특수제작한 후 1인당 5~6개(개당 200g)의 금괴를 아무런 포장 없이 항문에 숨기는 수법으로 세관검사를 피해왔다. 문형 금속 탐지기만으로는 신체 깊숙한 곳에 숨긴 금괴를 적발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또 항문에 금괴를 장시간 은닉할 수 없는 까닭에 비행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중국 옌타이와 일본 도쿄 등 단거리(1~2시간 내외) 이동경로를 택하는가 하면 공항 도착 후에는 세관의 미행·추적을 피해 조직원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개별적으로 이동, 미리 정해둔 집결지에 모여 금괴를 적출하는 방식을 택해왔다.적발된 조직원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2015년 3월~2017년 4월 시가 975억원 상당의 금괴 1만145개·2029㎏을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밀수입하는 한편 2016년 3월~9월에는 시가 160억원 상당의 금괴 1595개·319㎏을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밀수출 한 혐의를 받고 있다.이중 운반책으로 활동한 조직원 45명은 총책으로부터 밀수 1회당 30만원~40만원의 운반비와 별도의 왕복 항공운임, 숙박비, 식비 등 편의를 제공받은 것으로 확인된다.국내 금괴 밀수가 급증하는 이유로는 영국 발 브렉시트 사태와 미국의 대외경제정책 변화에 따른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북한 핵도발 등 정치적 위험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을 찾는 수요자가 증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이에 관세청은 갈수록 은밀·교묘해지는 금괴 밀수에 대응하기 위해 특별수사반을 편성·운영할 계획이다. 또 첨단 과학수사기법을 동원, 조직적 밀수활동을 제지하는 한편 밀수를 통해 얻은 범죄수익을 추적해 환수하는 등 조사단속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