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범 전 차관 '블랙리스트 업무, 대통령 관심사항보다 중요'

김희범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대통령 관심사항보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업무가 더 중요하게 받아들여졌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그만큼 블랙리스트 관리가 문체부의 핵심 업무 중 하나였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김 전 차관은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등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정황을 설명했다.김 전 차관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지난 2014년 7월 주 애틀란타 총영사관 총영사로 근무하던 중 김 전 실장의 제안을 받고 귀국해 문체부 1차관에 취임했다.김 전 차관은 취임 후 조현재 전 문체부 1차관에게 업무인계를 받는 과정에서 블랙리스트 업무의 중요성을 전해 들었다고 증언했다.당시 조 전 차관이 전달한 업무인계 서류 중에는 2번 항에 '이념 문제 관리'가 적혀 있었는데, 김 전 차관은 이에 대해 "문화·예술 분야에서 이념 문제가 민감한 사항이고, 가서는 안 될 곳에 보조금이 지원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내용)"이라고 답했다. 김 전 차관은 "블랙리스트 문제가 업무인계 서류 3번 항에 적힌 VIP(대통령) 관심사항보다 더 중요했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업무인계서에 이념 문제가 유독 강조된 것으로 보이는데 당시 문체부에서 블랙리스트나 공공기관 인사에 있어 이념이 중요한 문제였나"라는 질문에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김 전 차관은 차관으로 임명되기 직전 김 전 실장이 면접을 보면서 이념 문제나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에 대한 개인적 생각을 물어보기도 했다고 말했다.김 전 차관은 "(김 전 실장이) 문화·예술계 이념 문제를 물었을 때 제가 문화예술계에 근무한 적이 없어 딱 부러지게 말씀드리진 못하고 횡성수설했다"며 "그러자 어떻게 그렇게 답변 할 수 있느냐고 야단맞았다"고 말했다.유 전 장관에 대해서는 "오죽했으면 해임될 수밖에 없었겠느냐며 부정적으로 말씀드렸다"고 했다. 유 전 장관은 정부의 블랙리스트 운용을 폭로한 인물로, 김 전 실장과 갈등을 겪다 청와대와 관계가 나빠져 장관 발탁 5개월여만에 경질됐다.김 전 차관은 블랙리스트라는 단어를 취임 인사 차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 김소영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에게 들었다고 말했다.그는 "김 전 비서관을 만났을 때 저한테 처음 (블랙리스트) 이야기를 해서 알게됐다"며 "그 때는 제가 예상치 못한 단어가 튀어나와 당황해 더 이상의 대화가 진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김 전 차관은 "김 전 비서관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듣고 블랙리스트가 김 전 실장의 관심사항이란 사실을 알게됐냐"는 특검의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아울러 김 전 차관은 "김 전 비서관으로부터 문체부가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람에 지원하면 보고가 올라오니, (리스트에 기재된 사람에게는) 지원을 배제해달라고 요청을 받았나"라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center><div class="slide_frame"><input type="hidden" id="slideIframeId" value="201612281112380955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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