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이른 더위'가 효자…유통업계, 매출급증에 '방긋'

에어컨부터 보양식까지…예년보다 빨리 매출 뛰어다양한 할인행사 마련하며 수요잡기 안간힘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평년 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지고, 올해 여름 역시 지난해 못지 않은 폭염이 예상되면서 피서 제품이 벌써부터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긴 불황으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유통업계에는 '더위'가 효자인 셈이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1~11일 서울지역 내 평균기온과 최고기온은 각각 18.8도, 25도로 최근 3년 중 가장 높았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오픈마켓 옥션이 최근 한달(4월11일~5월10일)동안 여름가전 판매량을 살펴본 결과 일부 품목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최대 38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컨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96% 뛰었다. 세부 품목별로는 벽걸이에어컨이 3배(230%) 이상 늘며 증가폭이 가장 컸다. 멀티에어컨(101%)과 이동식 에어컨(116%)도 2배 이상 늘었다. 가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탠드에어컨도 89% 증가했다. 에어컨과 함께 사용하면 에너지 절감, 냉방 등 시너지 효과를 주는 세컨드 여름가전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냉기 순환 기능을 내세운 써큘레이터가 큰 인기를 끌며 최근 한 달간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판매량이 38배(3799%) 급증했다. 실제 써큘레이터는 이달 들어 하루 평균 300개 이상 팔려나가면서, 옥션 계절가전 베스트셀러에 다수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밖에 물만 넣어도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 냉풍기도 3배(188%) 가까이 판매되며 수요가 늘었다. 필수 여름가전으로 꼽히는 선풍기도 구매시기가 빨라지면서 최근 한 달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157%) 증가했다. 세부품목으로는 스탠드형 선풍기가 2배(152%) 이상 늘며 인기를 끌고있다.
열대야 속 편안한 잠자리를 도와주는 쿨링 숙면용품도 벌써부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끌어안고 자면 더위를 식혀주는 죽부인이 97% 늘었고, 대나무자리도 66% 신장했다. 쿨매트(35%)와 왕골자리(9%)도 모두 성장세를 기록했다. 집, 사무실, 차량용으로 활용도가 높은 쿨방석도 2배(170%)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대형마트 고객들의 보양식 구매 시기도 빨라졌다. 롯데마트가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의 보양식 관련 매출을 살펴보니 지난해보다 두 자릿수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양식 상품의 대표주자인 백숙용 닭은 전년 동기 대비 22.3%, 백숙용 오리는 36.3%, 낙지는 23.7%, 장어는 81.7%가량 신장했다. 이마트에서는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당초 계획보다 일주일 빠른 지난 11일 여름철 별미 '명품 물회'를 선보이고 1만9800원에 판매한다. 더운 날씨에 5월(1~10일) 물회 매출도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불황으로 온오프라인 매장이 모두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가운데 이른 더위로 관련 제품들이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서 관련 수요를 채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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