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전세·집단대출 일제히 감소
규제 강화 영향 뚜렷
연초 자금 수요 겹치며
기업 대출은 증가세 나타나
올해 들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1조5000억원 가까이 줄며 2년여 만에 감소 전환했다. 규제 강화와 대출 금리 상승의 영향이다. 전세자금대출도 5개월 연속 감소했고, 집단대출 또한 16개월째 하락세가 이어졌다. 반면 기업대출은 연초 자금 수요와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 속에서 증가세를 이어갔다.
4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10조12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611조6081억원)보다 1조4836억원 줄어든 수치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이 전월 대비 감소한 것은 2024년 3월 이후 1년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세자금대출도 1849억원 감소해 122조464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 연속 줄었다. 신규 분양과 연계되는 집단대출 또한 지난해 말보다 2조4143억원 감소한 149조8049억원으로, 2024년 10월 이후 16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이 같은 흐름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출 규제 기조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수도권 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한 '6·27 대책'과 함께, 서울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는 '10·15 대책'을 잇따라 발표하며 대출 문턱을 높였다. 규제지역에서는 주택 담보인정비율(LTV)이 기존 70%에서 40%로 축소되면서 차주들의 대출 여력이 크게 줄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주담대에 적용하는 위험가중치(RW) 하한을 상향 조정하면서 금융권 입장에서도 부동산 대출을 늘릴수록 자본 비율 관리 부담이 커지게 됐다.
반면 기업대출은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가계대출이 감소하는 동안 대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 12월 170조2992억원에서 올해 1월 171조4476억원으로 약 1조1484억원 늘었다. 이는 금융당국이 기업대출에 대한 금융권 부담을 덜어주는 생산적 금융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연초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이 함께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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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는 당분간 가계대출은 보수적으로 관리하는 반면 기업대출은 확대하는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관련 대출은 규제 영향으로 당분간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적어도 올해 1분기까지 은행들은 가계대출을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기적 추세도 기업금융 강화에 쏠려 있는 모습이다. 박종무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30일 진행된 2025년 콘퍼런스콜에서 "향후 2~3년 후에 어떠한 산업에 자체 투자나 대출을 지원했는지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룹 전체적으로 생산적 금융과 관련해 태스크포스(TF)에서 대출과 자체 투자 등을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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