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밤까지 약 12시간 유료화
이탈리아 로마 트레비 분수 관람 요금제가 시행됐다. 인근 거주자들의 불만으로 요금을 받는 인기 관광지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트레비 분수도 티켓값으로 2유로(약 3400원)를 징수하기 시작했다. 트레비 분수는 동전 2개를 던지면 사랑에 빠지고, 3개를 던지면 결혼하게 된다는 속설이 있는 장소다.
일간 가디언은 트레비 분수 방문객에게 입장료가 부과되기 시작한 2일(현지시간) 시끌벅적한 현장 풍경을 전했다. 가디언은 "대부분은 현금이나 비접촉식 결제 기계를 통해 기꺼이 요금을 내는 모습이었다"면서도 "일부는 '분수는 모두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지불을 거절하고 분수를 떠났다"고 설명했다.
요금은 로마시 거주자가 아닌 방문객이 도로보다 아래에 있는 분수 바로 앞으로 가기 위해 계단을 내려가려고 하는 경우에 지불해야 한다. 인파 분산과 관리가 목적인 만큼 관광객이 몰리는 평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0시, 주말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에만 요금이 부과된다.
1762년 완공된 트레비 분수는 누구나 찾을 수 있었던 로마의 유명한 관광지다. 중앙 전차 위에 대양의 신 오케아노스가 서 있고, 양옆에서 바다의 신 트리톤이 그를 지키는 모습을 하고 있다. 198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관광객은 분수를 등지고 앉아 왼쪽 어깨 너머로 동전을 던지는 의식을 행하는데, 한 해 동안 분수 바닥에서 수거되는 동전 가치만 160만 유로(약 27억 원·2023년 기준)에 달한다.
문제는 과도한 관광객으로 유지·보수가 어려워졌다는 데 있다. 알레산드로 오노라토 로마 관광청장은 가디언에 "1년 전까지만 해도 트레비 분수에 감당 안 될 정도의 인파가 몰려들고 일부가 분수대에 뛰어드는 등 상황이 엉망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로마시 당국은 지난 2024년 사전 예약제 등 여러 제도를 검토한 뒤 티켓제도를 도입했다.
지난 한 해 트레비 분수를 찾은 방문객 수는 1000만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마시는 입장료 수익을 연간 650만유로(약 111억원)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로마 내 유적 관리 등에 다시 투자될 예정이다. 로베르토 갈티에리 로마 시장은 2025년 한 해에만 이 분수에 1000만명 넘는 관광객이 방문했고 성수기에는 하루에만 7만명이 방문했다고 유로 뉴스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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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비 분수뿐만 아니라 최근 이탈리아 곳곳의 유서 깊은 관광지들이 이러한 요금제를 도입하고 있다. 로마 판테온 신전은 2023년부터 5유로 입장료를 받는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유명한 베로나의 안뜰도 작년 12월부터 성인 한 명 기준 12유로를 받고 있다. 베네치아는 2024년부터 성수기 동안 '당일치기' 여행객에게 5유로의 입도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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