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본질로 침투한 ‘김보희 개인展’

김보희 작가[사진=학고재 갤러리 제공]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김보희 작가(65)의 개인전 ‘자연이 되는 꿈’이 오는 30일(7일 개막)까지 학고재갤러리 전관에서 열린다. 그간의 작품 세계를 총망라한 대형 전시로 회화 서른여섯 점이 공개된다. 본관에는 생명의 시작을 의미하는 씨앗 등을 확대해 재해석한 근작 열아홉 점을 만날 수 있다. 신관에는 구작 열일곱 점을 전시한다. 특유의 반복적 세필과 차분한 색채가 돋보인다.김보희 작가는 이십 대였던 1970~80년대부터 자연을 화폭에 담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먼발치에서 자연경관을 사실적으로 그렸다. 하지만 지천명(50세·知天命)에 접어들면서 자연의 내면으로 침투하기 시작했다. 성숙하고 무르익은 시선으로 대상과의 거리를 좁히고, 상상의 요소를 가미해 내면세계를 더욱 적극적으로 담았다. 자연에 대한 경외와 예찬을 강조하던 시기를 지나, 자연의 본질에 더 가까워졌다.

투워즈 Towards, 2017, 천 위에 채색 Color on fabric, 160x130cm(사진 위)/ 그 날들 The days, 2011-2014, 천 위에 채색 Color on fabric, 400x1460cm(27ea)

작가는 전통 한국화를 기반으로 특유의 시적인 화면을 구성한다. 생생하고 차분한 색채와 단아한 여백이 어우러진다. 한국화의 채색 기법을 사용하지만, 캔버스를 이용하고, 아크릴이나 바니시 등 서양화 재료도 수용한다. 작가는 2005년 거처를 제주도로 옮겼다. 제주도 시기 풍경화에선 전통적 화면 구성을 찾을 수 있다. 작품 ‘그날들’(2011~2014)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시선 방향에 따라 작품 속 시간이 낮에서 밤으로 바뀐다. 서사적 흐름을 하나의 화면 안에 담은 구성은 전통 한국화에서 널리 사용된 방식이다. 김보희 작가는 1986년 ‘채묵의 가능성 展(경인미술관)’에서 한국화 흐름을 주도하는 신예 작가로 선정돼 주목받았다. 학고재갤러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1982년과 1983년 한국미술협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을, 1992년에는 월전미술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서울과 거처인 제주도를 오가며 작업 중이다. 한편,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로 30여 년간 재직한 작가는 올해 정년을 맞는다.

전시장 전경 [사진=학고재 갤러리 제공]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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