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가르쳐줄 수 있지만 키는 크게 할 수 없다
별명 '보물이' 193㎝ 신장으로 골밑 장악
17년 만에 30득점·20리바운드 이상 기록하기도
여자프로농구 KB스타즈의 박지수가 지난 1월9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상대 토마스의 슛을 블록하고 있다.[사진=김현민 기자]
'보물이'여자프로농구 박지수(19ㆍKB스타즈)의 별명이다. 지난해 리우올림픽 최종예선 때 모인 대표팀 선배들이 만들어 주었다. '우리 여자농구의 미래'로 기대를 모으는 그에게 잘 어울리는 별명이다. 올 시즌 프로무대에 데뷔한 그가 정말 '보물'로 성장하고 있다.박지수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데뷔했다. 하지만 프로 무대는 만만치 않았다. 최강팀 우리은행과의 데뷔전에서 4득점ㆍ10리바운드ㆍ2블록슛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상대와 몸싸움에서 밀리거나 동료와 호흡이 맞지 않았다. 새내기들의 한계를 느끼는 듯했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를 하면서 마음처럼 되지 않는 자신의 경기력에 실망해 눈물을 쏟기도 했다.그러나 박지수는 빠르게 달라졌다. 차곡차곡 경기 경험을 쌓으며 무섭게 성장했다. 열다섯 경기를 치르는 동안 그는 프로에 적응해나갔고, 압도적인 신장(193㎝)을 앞세워 골밑을 장악했다. 몸싸움에 자신감을 얻자 외국인 선수들과의 골밑 싸움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특히 수비에서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위력을 발휘한다. 상대 선수의 슛 타이밍을 정확히 읽고 내려찍거나 쳐내는 가로막기(블록슛)는 가장 돋보이는 박지수의 무기가 됐다.박지수의 진가는 지난 3일 우리은행과의 리턴매치에서 드러났다. 2차 연장까지 39분을 뛰면서 30득점ㆍ21리바운드ㆍ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국내 선수가 한 경기에서 30득점 이상 20리바운드 이상을 동시에 기록하기는 2000년 1월 10일 정은순(46ㆍ당시 삼성생명)의 32득점ㆍ20리바운드 이후 17년 만의 일이다. 여자프로농구 역대 두 번째 대기록이다.경기마다 성장을 거듭하는 박지수는 14일 현재 시즌 열여섯 경기에서 경기당 10.31점ㆍ11.2 리바운드ㆍ2.3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 수가 부족해 개인 기록 순위에 오르지 못했지만 득점은 전체 14위, 리바운드는 2위에 해당한다. 경기당 블록슛 2.3개로 존쿠엘 존스(23ㆍ우리은행)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현재 기록만 해도 외국인 선수들에 못지않다. 그는 13일 KDB생명과의 경기를 앞두고 "외국인 선수를 수비할 때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험을 쌓고 웨이트를 많이 하면 외국인 선수도 쉽게 상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안덕수 KB 감독(43)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신인이지만 팀 경기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 이상이다. 하체 근력을 중심으로 체력을 강화하고 적절히 휴식을 취하면 더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했다. 정은순 해설위원은 "타고난 신체조건을 잘 활용하고 있으며 향후 발전 가능성이 더 크다"고 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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