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 3개월 만에 허리부상 재발 '지긋지긋한 23년의 부상 연대기', 다음 행보는?
타이거 우즈는 1994년 무릎수술을 기점으로 무려 23년째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이제 어떡하지?"'돌아온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연초부터 4개 대회 출사표를 던지는 등 화려한 귀환을 선언했지만 불과 2개 대회 만에 다시 투어를 떠나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부상과 수술, 혹독한 재활과정이 결국 40대의 나이를 이기지 못하는 모양새다. 11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16일 제네시스오픈과 23일 혼다클래식에 불참한다"며 "허리부상을 완벽하게 극복하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우즈의 부활 연대기 "3개월 천하"= 지난해 12월 히어로월드챌린지를 통해 연착륙에 성공한 게 출발점이다. 비록 15위에 그쳤지만 출전선수 가운데 24개의 최다 버디를 솎아내 여전히 탁월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2015년 8월 윈덤챔피언십 이후 16개월 만의 복귀전이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치를 부풀렸다. 실제 "실전 샷 감각을 보완하면 충분히 우승 가능성이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너무 욕심을 부린 게 화근이 됐다. 지난달 26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을 기점으로 이달 초 유러피언(EPGA)투어 두바이데저트클래식, 다시 PGA투어 제네시스오픈과 혼다클래식에 연거푸 출전하는 스케줄에 곧바로 제동이 걸렸다. 파머스오픈 '컷 오프', 두바이데저트클래식에서는 첫날 5오버파의 난조를 보인 뒤 기권했다.우즈는 "전혀 아픈데가 없다"고 했고, 매니저 마크 스타인버그는 "수술을 두 차례 받은 요추신경 부상이 아니라 일시적인 통증"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우즈의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웠다"면서 "그린에서 공을 집기 위해 허리를 굽힐 때는 조심스럽기 짝이 없었다"고 허리부상 재발을 우려했다. 결과적으로 이 예측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 우즈의 부상 연대기 "무릎에서 목, 아킬레스건, 허리"= 무려 23년이나 부상에 시달렸다. 스탠퍼드대학 1학년이던 1994년 무릎 주변의 반흔 조직(죽은 세포조직)과 왼쪽 무릎의 종양 2개를 떼어내는 수술을 했고, 1995년 손목, 2002년 두번째 무릎수술을 받았다. 근본적인 문제는 우즈의 강력한 '파워스윙'이다. 무릎이 견디지 못해 부상과 재활을 반복하는 패턴이다. 2008년 US오픈이 하이라이트다. 왼쪽 무릎의 인대 손상이 심각했지만 "3주 동안 목발을 짚어야 한다"는 의사의 권유를 무시하고, 4라운드에 18홀 연장전도 모자라 서든데스까지 91개 홀 마라톤 승부를 펼쳤다. 메이저 우승컵은 얻었지만 그 대가는 참혹했다. 수술과 8개월간 재활에 전념했다. 2009년 PGA투어에서 6승을 쓸어 담았다는 게 오히려 이채다. 2010년부터는 그야말로 '부상과의 전쟁'이다. 무릎은 물론 목과 아킬레스건, 허리 등 전방위적인 부상이 겹쳤다. 2012년 3승, 2013년 5승을 수확하며 '제2의 전성기'를 열었지만 경기 도중 다리를 절거나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 무엇보다 2013년 8월 'PO 1차전' 더바클레이스에서 허리부상이 시작됐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타이거 우즈의 화려한 귀환이 허리부상 재발과 함께 곧바로 제동이 걸렸다.
▲ 우즈의 재활 연대기 "나이는 어떡하지?"= 2014년 3월 유타주 파크시티로 날아가 찰스 리치 박사에게 현미해부술 방식의 정밀한 수술을 받은 이후 4개월 동안 회복에 공을 들였지만 7월 복귀전 퀴큰론스에서 '컷 오프'의 수모를 당하는 등 효과가 없었다. 2015년에는 2월 피닉스오픈 '컷 오프', 파머스오픈에서는 기권과 함께 '쇼트게임 입스 논란'까지 벌어졌다. 8월 윈덤챔피언십 직후 두번째 허리수술을 받은 뒤 1년 이상 투어를 접고 아예 무릎과 허리에 부담을 주는 스윙을 개조하는 등 새로운 포맷을 연구한 이유다. 운동역학 부문 석사학위를 받은 교습가 크리스 코모(미국)가 가세했다. 당초 지난해 10월 PGA투어 2016/2017시즌 개막전 세이프웨이오픈 출전을 검토하다가 12월로 미룬 것도 보다 완벽한 성과를 얻기 위해서였다.4개 대회 모두 익숙한 코스를 고르는 등 우승을 타깃으로 삼아 실망이 더 컸다. 제이 코핀 골프컬럼니스트는 "아직은 36홀을 소화할 능력도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고, 도박사들은 벌써부터 우즈의 연내 은퇴 배당률을 290대1로 책정하는 등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예전에는 부상을 극복할 체력이 있었지만 40대로 접어든 지금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4월 마스터스를 바라보는 우즈의 다음 행보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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