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치킨값의 비밀은 광고비? 업체당 한해 평균 70억 지출

5대 치킨 브랜드 업체당 한해 평균 광고 지출 비용 '70억원'에 달해영업이익의 최대 70%…벌어들인 수입보다 광고비가 더 큰 업체도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치킨 한 마리, 2만원 시대'치킨업체들이 맛보다 유명 모델을 내세워 인지도 높이기에 나서면서 일 년에 쓰는 광고비용이 영업이익의 최대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업체는 광고비용이 그해 영업이익보다도 높았다. 광고비 부담은 결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돼 비싼 치킨값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31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에 최근 등록된 국내 5대 치킨브랜드의 2015년 광고비 지출을 분석한 결과, 이들 업체가 한 해 동안 쓴 광고비는 총 366억71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당 평균 70억원 이상씩 광고비로 지출한다는 의미다. 특히 이들 업체들은 영업이익의 최대 70%에 달하는 금액을 광고비로 사용했다. 타 외식 브랜드에 비해서도 광고지출이 다소 높았다.A업체는 한해 광고비가 97억1800만원, 판촉비로는 25억5500만원을 지출했다. 이 업체의 당해 영업이익은 138억9000만원을 기록해 광고 지출 비용이 영업익의 69.9%에 달했다. 당기순이익은 75억7500만원이었다. B업체는 영업이익이 151억5000만원을 기록했지만 광고비로는 110억4200만원을 지출해 영업익의 73%에 달하는 금액을 광고에 썼다. 수년 째 유명 톱배우를 모델로 내세우고 있는 C업체는 같은 해 광고비로 63억2100만원, 판촉비는 5억8400만원을 썼다. 영업이익 472억100만원, 당기순이익 371억8200만원을 낸 이 업체는 이같은 '톱모델 전략' 덕분에 3년 연속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해 거둔 영업이익보다도 광고비 지출에 쓴 비용이 더 많은 곳도 있다. D업체는 영업이익 56억2900만원을 기록했지만, 광고에 85억4900만원을 써 영업이익보다도 훨씬 많은 비용을 광고비로 지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0%가량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28억3500만원으로 전년대비 0.1% 감소했다.
최근 치킨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 일면서 한 마리에 2만원에 달하는 가격 구조에 의문을 가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광고비 지출이 결국 최종 소비자가격에 전가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특별한 메뉴를 제외하고는 치킨 후라이드는 맛의 차별화를 내기 어려운 제품"이라면서 "광고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광고비는 제품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광고비 지출과 무관하게 치킨값이 비싼 곳도 있다. 광고 집행비는 타업체 대비 10분의1수준인데 치킨 가격은 1만5000~2만원대로 여느 치킨 브랜드들과 비슷한 것. E업체는 광고비가 10억4100만원으로 타사대비 10%에 그쳤다. 하지만 이 업체가 판매하는 치킨가격은 나머지 4사 치킨 브랜드와 동일했다. 다만 수익률 측면에서는 광고비 지출이 많은 경쟁사들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 업체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0%가량 증가한 211억원, 당기순이익은 171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올린 타업체와 비교하면 순익은 6배 가량 높았다. 결국 광고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제품가를 낮추는 것은 아니라 회사의 이익만 극대화한 것으로 풀이된다.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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