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 대목 앞둔 면세업계 '왕홍 모셔라'

사드 갈등으로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에 차질 전망개별 관광객에 영향력 큰 젊은 중국인 블로거에 공들이기

11일 오후 중국 파워블로거 왕홍이 용산 아이파크몰 키덜트 테마숍 ‘토이앤하비’ 매장에서 중국 현지에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홍보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면세점 업계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 중국 음력 설)를 앞두고 '왕홍(??)' 모시기에 나섰다. 왕홍은 중국에서 웨이보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많은 팬을 보유한 일종의 유명 블로거를 말한다. 신라면세점은 이달 16일부터 20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신라면세점이 운영하는 중국 현지 왕홍 집단인 '신라따카(新?大?)' 15명을 초청해 한국 투어를 진행한다. 최근 고부가가치 관광 상품 개발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신라면세점은 이번 투어를 통해 왕홍들에게 한국 관광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투어는 서울과 제주에서 진행하며 경험을 중시하는 중국인 개별관광객(散客, 싼커)의 특징에 맞춰 호텔룸쇼, 와인 파티와 같은 럭셔리한 체험부터 지역의 숨은 맛집 방문까지 다채롭게 진행된다. 특히 뷰티 클래스, 다도·한복 체험, 팝아트 체험, 감귤 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왕홍들은 지역 맛집도 방문한다. 신라면세점이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장충동 상가연합회와 손잡고 추진한 '장충동 맛집 알리기 프로젝트' 식당 한 곳과 제주지역에서 진행하는 지역사회공헌활동인 '맛있는 제주만들기' 1호점을 방문해 숨은 맛집들을 소개할 예정이다.앞서 용산 신라아이파크면세점도 왕홍을 초청해 중국 현지 홍보에 나섰다. 11일 쑤진무어(?子墨)와 진씌윈(金斯云), 씨에링(?玲), 료짜오짜오(???) 등 네 명의 왕홍이 용산 아이파크몰과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을 찾았다. 이들은 모두 합쳐 총 25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파워 블로거들이다. 이들 왕홍은 오후 6시부터 2시간 동안, 쇼핑몰과 면세점을 둘러보는 모습을 중국 현지에 생방송으로 중계했다. 이날 왕홍들이 방영한 홍보 영상은 일주일 동안 누적 조회수 500만뷰를 넘어 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면세 업계가 왕홍을 통한 홍보에 열을 올리는 데에는 최근의 한중관계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에 불만을 품은 중국 정부가 한국행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축소시키고 쇼핑 역시 하루 1회로 제한하는 등 압박에 나섰기 때문이다.그러나 싼커의 경우 정부의 이 같은 견제책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정부의 물리적 압박이 가능한 여행사가 아니라 개인이 한국을 찾는 경우 이를 강제로 막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적 문제와 시장 경쟁 격화로 올해부터 중국인 관광객 유치가 예년보다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싼커 유치로 해법을 찾아야 하는 만큼 유명 왕홍을 통한 다양한 마케팅과 홍보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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