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공식 수사개시 유력, “준비기간도 수사는 가능”최순실 집중조사 방침, 부정수혜 정유라는 “자진입국이 답”특검팀 청와대 압수수색도 배제 안해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정현진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르면 다음주 초 본격적인 공개수사 행보를 앞두고 신중히 수사계획을 다져가고 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다음주 초 현판식과 함께 수사개시를 공식화할 방침이다. 특검법상 준비기간 만료 다음날인 21일이 유력하다. 박 특검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법무부 유권해석상 준비기간(1일~20일)에도 수사를 할 수 있지만 공격적인 수사는 조심스럽다”면서 “충분히 검토해 수사에 착수하면 곧장 피의자, 참고인 조사할 수 있게 해놓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조사 대상이 수사권을 두고 방어논리를 펼칠 수도 있는 만큼 논란의 소지를 없애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1차 수사기간 70일에 더해 탄핵소추안 의결로 직무정지 상태인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황교안 권한대행이 30일 수사기간 연장을 승인할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박 특검은 “핵심만 족집게식 수사해야 하지 않나”라며 불확실성에 기대지 않을 방침이다. 국정농단·이권개입 의혹의 핵심 피의자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 및 증거확보 방법은 특검 최대 난제 가운데 하나다. 박 특검은 “대통령 예우는 지킨다”면서도 “대면조사를 여러 차례 나눠할 수는 없고 완벽하게 준비해서 하겠다”며 현직 대통령 신분인 현재로서는 필요 최소한으로 핵심적인 부분을 추궁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 부분은 헌재 탄핵심판 속도에 따른 박 대통령 신분과 맞물려 가변적이다. 비선실세 및 그 측근들의 청와대 불법출입 의혹은 물론 박 대통령 본인의 행적을 규명하기 위해 대통령경호실 및 산하 의무실,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필요성도 대두된다. 형사소송법상 공무원 등이 소지·보관한 물건이 직무상 비밀에 관한 것일 경우 해당 관공서의 승낙 없이는 압수수색을 집행할 수 없다. 다만 승낙을 거부하려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라야만 한다.
앞서 검찰 수사 단계에서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등 청와대 관계자 사무실에서 증거물을 확보하는 절차가 매끄럽지 못했다. 지난 내곡동 특검 때도 직접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는 대신 제3의 장소에서 제출받는 방식으로 우회했다. 또 청와대는 최순실 국조특위가 계획한 청와대 경호실에 대한 현장조사도 보안 및 군사상비밀 등을 이유로 거부했다. 특검 관계자는 “(청와대 압수수색은) 우리도 고민하는 부분”이라면서 “현행법 내에서 영장을 집행할 방법을 강구해보겠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현재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인계한 수사기록과 증거자료를 검토하며 검찰 수사에서 미진했던 부분을 포함 한정된 수사기간 내 우선순위를 선별하고 있다. 박 특검은 공식 수사개시에 앞서 그간 검토한 기록을 토대로 이영렬 지검장과 면담할 계획이다. 각종 의혹 제기와 폭로, 증거인멸 정황 제기 등이 이어지고 있는 최순실 국조특위 청문회도 주요 참고대상이다. 박 특검은 청문회의 순기능을 긍정하며 “원칙적으로 참고한다”면서도 “(조사대상에게) 학습효과를 줄 수도 있고, 뻔한 걸 위증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검 수사가 본격화되면 현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구속기소)씨 및 측근들에 대한 조사도 집중적으로 이뤄질 방침이다. 박 특검은 “중요한 사람”이라며 여러 차례 조사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전날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씨가 독일로 국외도피 중 광범위한 증거인멸을 교사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박 특검은 “(녹취록 같은) 팩트가 나오면 조사 안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학사부정이나 삼성 등 대기업 특혜지원 핵심 수혜자면서도 검찰 수사단계에서 참고인으로 다뤄지던 최씨 딸 정유라씨에 대한 조사방법도 고민거리다. 박 특검은 “자진입국이 최고”라면서 “수사 공조가 이뤄지려면 독일법에 의해야 하는데 검토 후 진행상황도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 일가는 자금세탁 혐의 관련 독일 검찰로부터도 쫓기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수사공조를 염두에도 두고 이날 독일어에 능통한 변호사를 특별수사관으로 충원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부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금융부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