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결]朴대통령 '민생 챙겨달라'…직무정지 전 마지막 공식일정(종합)

국무위원 간담회서 주문…'부덕과 불찰로 송구' 고개 숙여

박근혜 대통령이 9일 탄핵안 가결 직후 국무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9일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박근혜 대통령은 담담한 표정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직무정지 직전 마지막 공식일정으로 국무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흔들림 없는 국정운영을 당부했다.박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저의 부덕과 불찰로 이렇게 큰 국가적 혼란을 겪게 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국회와 국민의 목소리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으며 지금의 혼란이 잘 마무리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박 대통령은 이날 관저에서 TV를 통해 표결과정과 결과를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를 예상한 듯 찬반이 발표되기 전 국무위원 간담회를 소집했다. 박 대통령이 별다른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은 것은 야당 뿐 아니라 여당 비박(비박근혜)계가 탄핵에 동참하면서 이미 가결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여론조사에서 우리나라 국민 10명 가운데 8명이 박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가결을 어느 정도 예상케 한 부분이다. 당초 예상을 뛰어넘은 234명이 찬성표를 던진 것도 박 대통령에게는 크게 놀라운 부분은 아닌 걸로 보인다.청와대 한 참모는 이날 통화에서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면서 "(가결이) 예상됐던 만큼 국정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청와대는 이날 오전부터 한광옥 비서실장 주재로 회의를 갖는 등 탄핵안 표결 이후 상황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박 대통령도 표결 전 참모진에게 "시나리오별로 제대로 대응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참모진은 TV를 통해 국회 표결과정을 지켜봤으며 가결 직후에도 모여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탄핵 여부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이제는 국정에 적극 임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박 대통령 직무는 국회가 이날 오후 7시께 이관직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탄핵소추 의결서를 전달하는 순간 정지된다. 근거는 '탄핵 소추의 의결을 받은 자는 탄핵 심판이 있을 때까지 그 권한 행사가 정지된다'고 규정한 헌법 65조3항이다. 또 헌법 71조에는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법률(정부조직법 12조)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고 돼 있다. 따라서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으로서 대통령의 모든 권한은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로 맡게 된다.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외교, 국방, 통일 등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치며 조약 체결ㆍ비준, 외교 사절 신임ㆍ접수ㆍ파견, 국군통수권, 대통령령 제정권, 긴급조치권, 계엄선포권, 공무원 임면권, 사면권, 영전 수여권, 국회 출석권 등의 권한을 갖는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됨에 따라 업무보고 체계를 이원화하는 등 비상대응체제로 돌입했다. 공식보고는 권한대행을 맡게 된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하고 박 대통령에게도 수시 보고가 이뤄질 전망이다.2004년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됐을 때도 당시 수석비서관들은 권한대행이었던 고건 총리에게 공식보고하고 노 대통령에게도 별도 보고했다. 황 총리도 이를 참고해 박 대통령에게도 보고하도록 지시할 방침이다.직무가 정지된 박 대통령은 법적 대응에 전력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앞으로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한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과 특검 수사에 차분하고 담담한 마음가짐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본격적인 법률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미 변호를 맡고 있는 유영하 변호사를 포함해 4명의 변호인단을 구성한 만큼 법률 참모들과 함께 헌재 탄핵 심리와 특별검사 수사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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