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21일 지난해 미르재단 설립 관련 실무회의를 주재한 것과 관련해 "당시 안종범 경제수석 지시로 회의에 참여했을 뿐 재단 규모나 참여기업 결정 등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이날 오전 아시아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안 수석이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중 간 민간교류가 필요한데, 미르재단이 빨리 설립돼야 한다고 해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측과 함께 재단 설립을 위한 실무협의를 진행했다"며 "당시에는 박 대통령의 아젠다인 문화융성사업으로만 이해했다"고 밝혔다.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안 전 수석 공소장에 따르면, 지난해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이었던 최 차관은 300억원 규모의 문화재단을 즉시 설립하라는 안 수석의 지시를 받고, 10월21일부터 24일까지 전경련 등과 함께 4차례에 걸쳐 회의를 열었다.회의에서 최 차관은 문화재단 설립 계획과 재단에 출연하기로 한 9개 기업의 명단을 전경련에 전달했고 문화체육관광부에는 정해진 기일까지 재단 설립 허가가 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최 차관이 기업 출연을 독촉하거나 전경련에 롯데를 출연 기업에 추가하라고 지시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발언도 한 것으로 공소장에 적시됐다.최 차관은 "당시에는 출연 기업과 금액 모두 정해진 상태였다"며 "안 전 수석이 재단 설립이 지지부진하니 실무절차를 맡은 전경련 관계자를 만나 도와주는 회의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그는 "한중 정상회의를 위해 리커창 중국 총리도 온다고 하니까 정상회의 전에 조금 무리스럽지만 빨리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며 "순수한 생각으로 원칙에 따라 일을 했다"고 강조했다.공소장에서 출연 기업 명단에 롯데를 추가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적은 것에 대해서는 "금액이나 기업을 넣고 빼고 하는 이슈는 비서관이 전경련 실무자나 팀장을 앉혀놓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최 차관은 최순실씨의 관여 여부에 대해 "최순실 씨의 존재는 몰랐다"면서 "그렇게 관여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검찰에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았다"며 "충분히 소명이 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