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폭탄 맞은 재계] '대통령 순방 비즈니스' 개점휴업...중소기업 '낙담'

박 대통령 9월 라오스 방문 이후 대규모 경제사절단 파견 중단…기업 애로사항 해결, 기회의 장도 끊겨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심나영 기자, 김혜민 기자]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 등 재계 단체가 참여하는 '대통령 순방 비즈니스'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대통령이 외국 순방에 나서면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파견되고 그 과정에서 쏠쏠한 순방 비즈니스 효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최순실 리스크 여파로 대통령 외국 일정이 중단되면서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월 이란 방문 과정에서 대규모 경제 사절단과 동행했다. 9월 라오스 방문 때도 기업들이 대통령 순방 행렬에 동참했다. 라오스 방문을 끝으로 '순방 비즈니스'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대통령이 외국 순방 과정에서 현지 최고 지도부와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고 경제협력 개발에 대한 견해를 주고받으면 꽉 막혔던 문제의 해법이 풀린다는 게 곁에서 이를 지켜본 기업인들의 설명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 사진=연합뉴스

해외 지사 생활을 3년간 경험한 대기업의 한 임원은 "각 나라마다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은 있기 마련"이라며 "대통령 순방은 해당 국가를 둘러싼 국내 기업들의 민원사항을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로템은 박 대통령 이란 순방 과정에서 전동차 미수금 835억원을 9년 만에 받는데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란 철도청과 중단된 사업 재개 문제와 미수금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결과, 접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기아자동차의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공장 정상 가동도 박 대통령이 4월에 한국-멕시코 대통령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해법의 실마리가 풀렸다. 박 대통령이 기아차 멕시코 공장 인센티브 문제 해결을 위해 멕시코 연방정부가 적극 중재에 나서달라고 요청한 게 해법을 찾는 전환점이 됐다.국가 정상이 외국을 방문해 주요 인사와 만나면 서로의 '선물'을 주고받기 마련이다. 경제협력을 통한 상호이익 증진이라는 대원칙 아래 민원 사항들이 해결되기도 한다. 상대 국가의 정상이 구체적인 사례에 대해 언급하면서 해법을 찾아보자고 하면 순방 대상국 고위 공무원들도 의미를 담아 이를 살펴볼 수밖에 없다. 재계 관계자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도 해외 진출할 때 대통령 순방에 같이 온 경험이 있다고 하면 자연스럽게 비즈니스 미팅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서 "이런 경험이 해당 기업 입장에서는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심나영 기자 sny@asiae.co.kr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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