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춘추관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사회팀]4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놓고 시민 사회의 반응이 엇갈렸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은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친 내용이라며 비판했다. 반면 보수 성향 단체들은 "그정도 했으면 됐다"며 수사를 지켜보자는 반응이다.이와 관련 김준영 한국노총 대변인은 박 대통령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이날 오후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구체적인 진실은 밝히지 않고 감정에 호소해 지지율을 올리려는 얄팍한 수가 보인다"며 "검찰 수사가 진행중이라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못한다고 했지만 진실을 얘기한다면 가이드라인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국정이 이미 중단돼 있는데 국정을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 국정을 회복하려면 당장 퇴진하고 수사를 성실히 받는 수밖에 없다"며 "책임총리 얘기도 하지 않았는데 최소한 오늘 했어야 했다. 특검도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이번 담화문 발표로 국민 분노가 사그라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참여연대도 "국민적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 쳤다"고 비평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사과는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것이 없다"며 "검찰에게 수사를 맡기겠다고 하는 것은 지금 하는대로 하겠다는 것이라서 공정한 수사를 위해선 사퇴하거나 직무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병옥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대변인도 "대통령의 담화문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게 가장 큰 문제로, 지금처럼 국민들의 분노가 높은 상황에서 구체적인 내용 없는 담화문으로 사태가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질의 응답도 없이 또 자기 할 말만 하고 들어갔다. 주말과 12일 있을 대규모 집회를 고려해 대통령이 담화문을 발표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식으로는 국민 분노를 잠재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주말 촛불집회에도 아마 수많은 시민들이 나올 것"이라며 "박 대통령은 당장 퇴진해야 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은 대통령의 사과ㆍ수사 수용을 높이 평가하면서 향후 추이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밝혔다.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중앙회장은 "대한민국의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대통령의 의지를 담은 담화문이라 평가한다"며 "여야 정치권의 합의와 국민들의 동참을 통해 거국내각 구성 등 현사태 수습을 위한 해법이 마련되고 실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도 "대통령이 수사받기로 한 것에 대한 논란이 있었는데, 최초로 대통령이 수사를 받겠다고 했다"며 "법적인 절차에 따라 일정부분 과실도 인정했다. 앞으로 법적인 절차에 따라 불안한 현 시국에 체제를 안정시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청와대에거 대국민 담화를 발표해 "책임을 통감하며, 검찰 및 특검의 수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모두 제 잘못', '불찰', '자괴감' 등의 표현으로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사교(邪敎) 관련성에 대해선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최순실 게이트의 주요 의혹에 대해 "최씨 개인의 비리"로 축소시키는 듯한 발언을 해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비판을 샀다. 박 대통령의 이날 대국민 사과 메시지는 최순실씨를 둘러싼 비선실세 의혹이 제기된 이후 지난달 25일에 이어 두 번째다.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사회팀<ⓒ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