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비난에 '시끌'…'나라면 내쳤을 것'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에 거액을 기부한 실리콘밸리 유명 투자자 피터 틸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옹호에 나섰다. 정보기술(IT) 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대 당 대선후보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을 제외한다면, 결코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 수 없다"며 "트럼프의 인종주의, 성차별주의, 외국인 혐오나 성추행 등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를 지지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20대에 페이팔을 창업해 백만장자가 된 틸은 페이스북 초기에 투자해 이사진에 포함됐다. 그는 최근 트럼프 측 캠프에 125만달러(약 14억원)을 기부하며 트럼프 반대 성향이 강한 실리콘밸리에서 논란이 됐다. 틸은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지지연설도 했다. 실리콘밸리 내 다양성 추구를 목표로 하는 비영리집단 '프로젝트 인클루드'는 그가 파트너로 참가중인 스타트업 투자사 'Y 컴비네이터'와 일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페이스북 역시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에서 "트럼프 지지자인 틸이 우리 회사의 이사진으로 있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우리와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의 권리를 존중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내의 여론은 틸에게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스타트업 투자사인 '소셜캐피탈'의 차메스 팔리하피티야 CEO는 이날 CNBC방송에 출연해 "만약 내 회사의 이사진 중 하나가 트럼프에게 거액의 기부를 했다면 바로 내칠 것"이라며 "나는 내 회사의 주요 투자자이고, 선택할 권리가 있다"며 저커버그의 선택을 꼬집었다. 틸이 페이스북 이사 사임 압력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이 자신의 섹스 영상을 공개한 가십 전문매체 '고커'를 상대로 한 소송에 틸이 소송자금을 대줬다는 사실이 지난 5월께 알려지면서다. 고커는 이 소송에 패해 천문학적 배상금을 물게 되면서 결국 문을 닫았다.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