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사인의 경제학'

2016년 10월18일 중국 허베이성 현대자동차 창저우 공장 준공식.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가운데)이 공장의 첫 번째 생산 모델인 '위에나'에 기념 사인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이정민 기자]'鄭夢九'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18일 중국 허베이성 창저우공장 준공식에서 이 공장의 첫 번째 생산 모델인 위에나(영문명 베르나)의 보닛에 한자로 자필 서명을 했다. 정 회장에 이어 자오커즈 허베이성 서기도 위에나에 기념 서명을 했다. 세 글자로 된 간단명료한 서명이지만 그 안에는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에서 누적 판매 1000만대 시대를 향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함축됐다는 게 현대기아차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위에나는 중국 소비자들의 기호를 철저히 반영해 탄생한 현지 전략 소형차다. 올들어 10만대가 팔린 소형세단 1위 루이나(영문명 베르나)에 위에나가 가세하면 현대차의 소형차 시장 지배력은 더욱 확대된다.

*2010년 2월26일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조지아공장 준공식.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소니퍼듀 조지아 주지사가 기아차 조지아공장에서 생산된 쏘렌토R 차량에 기념 사인을 하고 있다.

2조원이 투입된 창저우공장은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제 2의 신화를 쓰기 위한 마중물이다. 창저우공장은 현대차의 중국내 4번째 생산거점이다. 이로써 현대자동차그룹은 중국에서 연간 240만대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내년 충칭공장이 완공되면 270만대로 늘어난다. 정몽구 회장은 창저우공장 준공을 계기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누적 판매 1000만대 시대를 향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현대기아차는 글로벌 톱 5(판매기준)를 넘어 글로벌 넘버원 자동차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해 해외 현지생산능력을 꾸준히 확대해 9월 현재 510만대(국내 338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중국,체코,인도,터키,러시아,브라질에서, 기아차는 미국과 중국, 슬로바키아, 멕시코 등에서 공장을 가동중이다. 정몽구 회장은 해외 생산거점의 가동에 맞춰 준공식에 참석해 현지공장에서 처음 생산된 차량에 성공을 기원하는 자필 서명을 했고 그 결과도 대체로 성공적이었다.

*2016년 9월7일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페스케리아시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멕시코공장 준공식.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두번째)이 이데폰소 과하르도 비야레알 멕시코 경제장관과 함께 공장에서 생산되는 K3(현지명 포르테)에 기념 사인을 하고 있다.

정 회장은 중국에서는 한자로 '鄭夢九'라고 서명하고 다른 나라에서는 영문으로 'M.K. Chung'를 쓴다. 정 회장은 지난 9월 기아차 멕시코공장 준공식에서는 K3(현지명 포르테)의 보닛에 사인을 남겼다.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은 'Go KMM(기아차멕시코법인명)'을 적었다.멕시코공장은 중국, 유럽, 미국에 이은 기아차의 4번째 국외 공장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신흥 거점으로 주목받는 멕시코 시장을 개척하는 교두보다. 기아차는 K3 10만대를 생산하고 앞으로 연간 40만대까지 생산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또한 올해 멕시코 시장에서 5만5000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3.5%를 달성하고 오는 2020년에는 10만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5%를 넘는다는 목표다. 현대기아차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2005년 미국 앨라배마공장 준공식에서는 메이드인 유에스에이(Made in USA) 쏘나타에 서명했다. 쏘나타는 지금까지 미국에서 260만대 이상이 팔려 현대차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2010년 기아차 조지아공장 준공식에서 서명한 쏘렌토(당시는 쏘렌토R모델)도 미국에서 100만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링카다.

*2010년 9월21일. 현대자동차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준공식.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준공식에서 현대차가 러시아 시장 맞춤형 모델로 개발한 소형 세단 쏠라리스를 함께 시승했다. 시운전을 마친 푸틴 총리에게 정 회장이 신차 성능과 기능 등을 설명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과 푸틴 당시 총리가 사인한 쏠라리스의 보닛.

2010년 현대차의 러시아공장 준공식에서는 당시 총리였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정보다 뒤늦게 도착하자 연단에 올라가 원고없이 축사를 하며 "현대차에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정 회장의 환영사가 끝난 뒤 이날 처음 공개된 소형세단 '쏠라리스'에 올라 정 회장을 조수석에 태우고 시운전을 했다. 푸틴 대통령과 정 회장은 차례로 차량 본네트에 자필서명을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러시아의 경제위기를 이유로 철수를 할 때에도 러시아 시장을 지켜왔으며 쏠라리스는 상반기 러시아 베스트셀링카로 등극했다.한편, 현대기아차는 정 회장과 주요 내외빈의 서명이 담긴 차량은 공장 내 별도의 공간에 기념차량으로 전시한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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