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54개월 연속 흑자…상품수입 1년11개월만에 증가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8월 경상수지가 55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입이 1년 11개월만에 증가 전환하면서 이른바 '불황형 흑자(수출 감소폭보다 수입 감소폭이 커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하는 현상)'에서 오랜만에 벗어나게 됐다.내국인의 해외 채권투자는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운용자산 규모가 확대되면서 54억1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등을 합산한 8월 경상수지는 55억1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흑자규모는 지난 6월 사상 최대치(121억7000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두달 연속 감소했다.◇상품수지 1년 11개월만에 증가…"자본재 수입물량 늘어"=상품수지 흑자액은 73억달러로 전월에 비해 흑자규모가 축소됐다. 지난해 2월(70억2000만달러)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소 규모다.상품수입은 1년 11개월만에 증가로 전환했고 수출 감소폭은 크게 줄었다. 8월 상품수출은 417억달러로 전년동월대비 3.0% 감소했다. 상품수입은 344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0.6% 증가해 2014년 9월(0.2%) 이후 처음으로 증가 전환했다.그동안 상품수지는 수출 감소폭보다 수입 감소폭이 큰 상태가 지속돼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올해는 수입이 증가하면서 이를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이정용 한은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 과장은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이 크게 줄었고 자본재 수입물량이 대폭 늘어나면서 상품수입이 플러스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국제유가 하락폭은 7월에 비해 대폭 줄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8월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47.2달러였지만 올해 8월에는 43.7달러로 7.3% 떨어졌다. 이는 앞서 6월(25.8%)이나 7월(23.9%) 감소폭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상품수입 세부항목을 살펴보면 8월 품목별 수입액(통관기준)은 자본재가 126억9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5.9% 증가했다. 특히 기계류·정밀기기는 44억4000만달러로 21.8%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원자재는 전년동기대비 5.2% 감소한 162억5000만달러, 소비재는 7.8% 증가한 60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이 과장은 "자본재가 늘어나는 것은 기업들이 기계류나 장비 등을 수입해 투자하는 것"이라며 "국내 설비투자로 이어질 수 있어 내용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서비스수지는 14억5000만달러 적자로 전월(15억3000만달러 적자)보다 규모가 줄었다. 여행수지는 여름 휴가철 해외여행 증가 영향으로 12억8000만달러 적자폭을 유지했다. 건설수지는 7월과 동일한 7억7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급료·임금과 투자소득이 포함된 본원소득수지는 6억1000만달러로 흑자폭을 대폭 확대했다. 배당소득이 7월 3억2000만달러 적자에서 3억3000만달러 흑자로 개선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전소득수지는 9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내국인 해외 채권투자 '사상 최대'…보험사 투자 확대 영향=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의 순자산(자산-부채)은 77억달러 증가로 나타났다.주식, 채권 등 증권투자의 순자산은 67억5000만달러로 전월(9000만달러)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7월 46억2000만달러에서 83억7000만달러로 증가폭을 크게 확대했다. 특히 내국인의 해외 채권투자는 54억1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김보성 한은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 과장은 "보험사를 중심으로 한 기관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서 운용자산 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부채성증권을 중심으로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반면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7월 45억3000만달러 증가에서 16억2000만달러 증가로 감소했다. 8월 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지면서 신흥국에 몰렸던 외국인 자금이 일부 빠져나간 것으로 풀이된다.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1억6000만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는16억6000만달러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파생금융상품은 11억8000만달러 감소했고, 준비자산은 30억9000만달러 증가했다.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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