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성·투명성 키워…'블랙딜' 오명 해소 기대

투자자 1대1 매칭 기존방식은 수수료 늘어나고 시간 오래 걸려직무 이용해 사적 이익 챙기려는 '깜깜이 거래' 관행 해소도 기대[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김원규 기자] 금융위원회가 대형 증권사가 시간외 대량매매 '블록딜(block deal)'을 위한 개별 플랫폼을 설립할 수 있게 한 것은 블록딜의 효율성을 높이고, 그간 문제가 됐던 거래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그간 기관투자가나 대주주 사이에서 이뤄지는 블록딜은 불법 수수료 수수 등이 문제가 되면서 '블랙딜(black deal)'로 불릴 정도로 복마전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블록딜 거래 효율성 높아질까= 그간 블록딜 거래는 증권사 법인영업 부서가 개별 영업을 통해 주로 담당해온 업무였다. 블록딜 거래는 특정 상장사의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한 주요주주가 해당 주식을 매도하기 위해 법인영업부서를 통해 증권사에 의뢰하면 증권사는 매도자가 원하는 가격에 매수할만한 투자자를 물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때문에 실제로 매매가 체결되기 전까지 과정은 '깜깜이'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블록딜 거래가 깜깜이로 진행되다 보니 실제 매매가 이뤄지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일반적인 블록딜 거래 수수료는 1~2%수준이지만 비효율적인 거래방식 탓에 실제 수수료는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구매 관심도가 낮은 종목의 주식의 경우 증권사가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일일이 매수자를 찾아나서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블록딜 전문 브로커라도 끼면 수수료가 거래대금의 5%를 넘어서기도 한다.  대형 증권사가 일일이 매수자를 찾아나서야 하는 1대 1 블록딜 매칭 방식 대신 사설 플랫폼을 통한 다자간 블록딜 방식을 도입하면 거래 성사를 위한 비용을 절감하고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매도자의 의뢰를 받은 증권사가 사설 플랫폼에 해당 주식에 대한 정보를 올려 다수의 기관투자가나 연기금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시간외 대량매매의 1대 1 매칭방식은 비효율적이고 거래비용이 크게 증가하는 요인으로 지목됐었다"며 "이번 시행령 개정을 계기로 앞으로 거래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블록딜 거래 투명성 확보 기대 = 블록딜의 다자간 거래 플랫폼을 대형증권사에 허용하면서 그간 문제가 됐던 거래 관행도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문제가 됐던 블록딜 거래는 주로 직무를 이용한 사적이익 도모 행위가 주를 이뤘다. 지난해 10월 증권사 임직원들이 블록딜을 임의대로 주선해 무더기로 구속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코스닥 상장사의 전 대표가 보유한 주식 45만여주를 135억원에 매각할 수 있도록 도운 옛 KDB대우증권과 KB투자증권 등 증권사 임직원 20여명이 검찰에 소환조사되고, 이 중 7억원의 뒷돈을 받은 임직원을 구속됐다. 이들 임직원은 회사업무가 아닌 자신의 계산으로 블록딜을 주선해 대가를 받은 혐의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받았다.  지난해 12월에는 한국거래소 직원이 불법 블록딜에 가담해 여의도 증권가가 발칵 뒤집혔다.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하기 전 카카오 3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수천만 원의 뒷돈이 오간 정황을 포착됐다. 카카오 주식 10만여주를 기관에 처분해 50억원을 챙긴 김범수 카카오 이사의 처남을 소환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고, 뒷돈은 받은 한국거래소 차장 최모씨는 검찰에 구속됐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불법 블록딜 거래를 뿌리뽑기 위한 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간 관례로 여겨졌던 블록딜 전 공매도에 대해서도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강도를 높이는 한편 과태료는 평균 2~3배, 과징금은 평균 3~5배 인상키로 한 것도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음성적인 블록딜 거래와 비정상적인 수수료가 정상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모럴 해저드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블록딜 거래에 대한 부담에서도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평가했다.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김원규 기자 wkk091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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