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편의증진법 10년…오지 않는 '저상버스'

2006년 제정된 교통약자이요편의증진법 불구 저상버스 도입률 낮고, 지하철역 통행 불편, 장애인콜택시 태부족...장애인단체 '법 개정해 의무화해야' 촉구

휠체어를 탄 장애인. 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문제원 수습기자, 김민영 수습기자] 2006년 교통약자이용편의증진법(이동편의증진법)이 시행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장애인, 노약자 등 교통약자들의 이동권이 외면받고 있다. 저상버스 도입률은 저조하고, 지하철역도 휠체어가 다닐 수 없는 곳이 수두룩하다. 장애인콜택시도 숫자가 턱없이 부족해 한시간 가까이 기다리기 일쑤다. 장애인단체들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지만 정부ㆍ지방자치단체 등은 여전히 예산을 핑계로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19일 장애인단체, 서울시,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전국 시내버스 중 저상버스의 비율은 2015년말 기준 20.7%에 불과하다. 정부는 2012년 제2차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을 세워 올해까지 저상버스 비율을 41.5%로 높이겠다고 했지만 목표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이동편의증진법은 시행령을 통해 광역시ㆍ특별시는 시내버스의 2분의1 이상, 시ㆍ군은 3분의1 이상을 저상버스로 운행하도록 해놓긴 했다. 하지만 이는 버스운송사업자의 면허 우선순위와 관련된 조항일 뿐 강제 사항이 아니어서 실제 시내버스 사업자들은 저상버스 도입을 꺼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먼 곳을 오가는 광역버스, 시외ㆍ고속버스 등에는 단 한 대의 저상버스도 없다. 현재 경기도~서울간 휠체어리프트가 구비된 저상버스가 시범운영 중이긴 하지만 수동 휠체어에 맞게 설계돼 요즘 대부분의 장애인들이 이용하는 전동 휠체어를 타고서는 탑승하기가 몹시 불편하다.이에 따라 장애인 단체들은 법을 개정해 시내버스의 100% 저상버스화, 시외ㆍ고속ㆍ마을버스의 저상버스 도입 등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정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은 "장애인들은 시외버스나 고속버스를 아예 탈 수가 없다고 보면 된다"며 "국토부에 여러번 요구했지만 연비나 안전 문제로 안 된다는 얘기만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누워서 갈 수 있는 항공기급 프리미엄 고속 버스를 운행한다면서 장애인들을 위한 저상버스는 안전이 문제라며 확충을 꺼린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권환 국토부 교통안전복지과 사무관은 "시외버스와 고속버스의 저상버스는 현재 연구개발 중이며 내년부터 다시 3년 동안 연구를 해 2019년부터는 시범운영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하철도 장애인들에게는 '도심 속 밀림'이다. 지난해 기준 서울시내 지하철역 307개 가운데 엘리베이터 미설치 등으로 휠체어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역은 37개에 달한다. 서울시는 이중 14개 역에 2017년까지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예정이지만, 구조 상 설치에 어려움이 있는 23개 역은 내부구조 변경, 주변 건물ㆍ토지 매입, 신기술 도입 등 2022년까지 대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지하철 전동 리프트도 사고의 위험성이 커 장애인들이 이용을 꺼리고 있다. 실제 2002년 서울 지하철 5호선 한 역에서 전동 리프트 사용 중 고장으로 인해 장애인 이용자가 사망했고, 2006년에도 인천 지하철 한 역에서 전동 리프트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장애인콜택시 확충도 시급한 과제다. 정부는 2010년부터 일반인들의 택시 이용 빈도수와 동일하게 각 지자체 별로 1ㆍ2급 중증 장애인 200명당 1대 수준으로 장애인콜택시를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 지자체들이 이 기준을 충족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장애인들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이용 예약은 접수가 시작되자 마자 10분도 안 돼 마감되는 게 보통이고, 몇 시간 전에 전화해도 대기 순번이 10~20번 대 이후로 밀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해당 지역 외에 타 지역으로 이동하지 못하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된다.이에 대해 이 국장은 "현재 서울과 경남 등 법정 도입대수를 달성한 지역에서도 장애인의 대기 시간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아 법정 기준을 초과해 도입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용 대상 장애인 100명당 1대로 도입 기준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문제원 수습기자 nest2639@asiae.co.kr김민영 수습기자 my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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