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어닝서프라이즈] 기술 초격차·프리미엄 체질 개선 통했다(종합)

전 사업부문 '기술 초격차'로 시장 침체 극복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전자가 1분기 영업이익을 6조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한 것은 증권가 예상치를 1조원 이상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1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라는 점과 올해 경기전망이 '상저하고(上低下高)'의 양상을 띤다는 것을 고려하면 2분기 이후 실적도 견고한 회복세가 기대된다.◆영업익 6조6000억원 '어닝서프라이즈' 배경은 '체질개선'=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을 견인한 1등 공신은 단연 '갤럭시S7'이지만 이면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력해온 사업 구조의 '체질개선'이 조금씩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각 사업마다 차별화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제품군을 확대하며 이익을 늘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1분기 실적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경기침체로 인해 전체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서도 영업이익은 늘었다는 점"이라며 "이는 프리미엄 시장 대응 위주로 체질을 개선하고 수익성 위주의 사업을 진행한 효과"라고 말했다. 갤럭시S7은 치열한 스마트폰 경쟁 속에서 차별화된 디자인과 성능으로 3주만에 1000만대 이상 판매되며 IM부문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반도체 부문은 반도체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갤럭시S7의 후방연쇄효과를 누리는 동시에 기술 초격차를 통한 이익 확보로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D램의 경우 10나노급 D램 양산을 시작하며 경쟁사들 대비 탁월한 수익성을 확보했다. 낸드플래시 역시 고부가가치 상품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 주력하며 실적을 지켜냈고,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시스템LSI의 실적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플레이 부문의 경우 LCD가 업황 악화와 가격 하락으로 약4000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매출 비중을 높이고 플렉서블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의 지배력 확대를 통해 적자 규모를 최소폭으로 줄였다. TV 부문서도 '2세대 SUHD TV'를 앞세워 화질 경쟁을 주도하며 프리미엄 시장 위주로 재편하고 생활가전 역시 '쉐프컬렉션' 냉장고 등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한 점이 주효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위축과 경쟁 심화에 대한 해법은 기술 초격차를 넘어 초격차 확대라는 인식에 따라 기술 선도에 주력하고 있다"며 "1분기 깜짝 실적은 그같은 기술 성과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2분기 '갤럭시S7' 진짜 효과 낸다='갤럭시S7'은 지난 3월 11일 출시됐다. 1분기 실적에 포함된 판매 실적은 3주간의 판매량 약 1000만대 수준이다. 현재 '갤럭시S7'은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초도 물량 소진 이후 추가 주문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같은 점을 고려하면 '갤럭시S7' 효과가 온전히 반영되는 2분기에는 IM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IM부문 실적의 개선과 함께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실적도 추가 개선될 전망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가격은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겠지만 '갤럭시S7'의 후방 효과가 반영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만큼 TV 판매량도 2분기를 기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3분기에는 '갤럭시노트6'가 출시 예정이고 본격적인 전자업계의 성수기로 접어드는 만큼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하반기 실적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매출 하락은 남겨진 '숙제'=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매출은 49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47조1200억원 대비 약 2조원 가량 늘어난 수치이지만 분기 매출이 3분기 만에 50조원 밑으로 내려섰다는 점은 숙제로 남았다. 증권가 예상치에도 다소 못미치는 숫자다.경기 침체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지만 삼성전자는 각 부문의 매출이 조금씩 줄고 있다는 점과 의료기기 등 신성장사업으로 진출한 영역에서 매출 상승률이 미미하다는 점을 이상신호로 보고 있다. 실적은 좋았지만 장기적인 성장 부분에서는 의문 부호를 띄운 셈이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삼성전자는 2분기부터 매출 확대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개발 뿐만 아니라 생산을 함께 하는 회사인 만큼 일정 규모의 매출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1분기 수익성 위주의 사업을 진행했다면 2분기부터는 볼륨 확대에도 신경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