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기자
태극기 할아버지 김씨
이뿐 아니다. 월곡1동 주민센터 민원대 위에 놓아 둔 사랑의 열매 모금함에도 수시로 주머니를 털어 몇 천원 혹은 동전들을 넣고 간다는 게 직원들의 증언이다. 그러나 김 할아버지는 임대주택에 홀로 거주하는 수급자다. 기초연금으로 받는 20여만원이 그의 주 수입원이다. 공공근로를 통해 15만원 수입이 있을 때도 있지만 고정적인 것은 아니다. 이처럼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나눔을 실천하는 김 할아버지를 위해 주민들과 주민센터에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고 했지만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어려운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어 그들이 그래도 세상이 따듯했다는 말을 했으면 좋겠다”는 소감만 남긴 채 태극기와 함께 바람처럼 사라지기 일쑤다. 최근에는 김 할아버지에게 발이나 다름없던 태극기 자전거를 도난당해 김 할아버지는 물론 주민까지 실의에 빠지는 일이 있었다. 3.1절이면 태극기 자전거가 그 어느 때보다 신나게 동네를 누볐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나서서 새 자전거를 마련해 드리겠다는 의사를 전했지만 김 할아버지는 감사의 마음만 받겠다면서 거부한 상태다.신수련 월곡1동장은 “자전거를 마련해 드리겠다는 주민들과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김 할아버지의 밀당 때문에 중간에서 고민이 많다”며 “아파트 단지에서 방치된 자전거를 수거해 필요한 이웃에게 나눔을 하는 행사를 활용해 김 옹께 부담 없이 새 자전거를 마련해 드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할아버지의 태극기 사랑과 이웃사랑은 여전히 거리를 달리고 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