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민차장
대법원. 사진=아시아경제DB
대기업 노조처럼 산별노조에 가입돼 있더라도 독자적인 단체협약 체결 능력을 지닌 게 아니라면 자체 노조 총회를 통해 기업별 노조로 전환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산별노조의 보호와 개별 근로자 단결권 선택의 자유 중 어떤 것을 보호해야 하느냐가 이번 사건 쟁점이다. 1심과 2심 법원은 산별노조의 보호에 무게를 두고 기업노조 전환 총회결의가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산별노조에 속해 있다고 하더라도 자체 총회를 거쳐 기업별 노조로 전환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번 사건의 중요성을 고려해 지난해 5월 '공개변론'을 여는 등 의견수렴에 공을 들였다. 피고 측 이욱래 변호사는 "이 사건의 본질은 근로자 단결선택의 자유와 산별노조의 보직 보호라는 가치가 충돌할 때 어떠한 가치가 우선하는지의 문제"라며 "당연히 근로자 단결선택의 자유가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산별노조 지회도 내부 규약과 의결·집행기관이 존재한다면 조직형태를 변경할 수 있는 주체"라면서 "발레오전장지회는 독립적 실체를 가지고 있으므로 조직형태를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원고 측 김태욱 변호사는 "금속노조 발레오전장지회는 독자적으로 단체교섭을 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금속노조 규약이 이를 허용하지 않으므로 조직형태를 변경할 수 있는 노조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산별노조 지회가 조직형태 변경을 통해 기업별 노조로 손쉽게 전환하게 된다면 산별노조 시스템으로 나아가는 데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