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민차장
사진=아시아경제 DB
강 전 사장은 2009년 캐나다 석유개발회사 하베스트 인수 과정에서 자회사인 정유회사 날(NARL)을 인수해 석유공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배임)로 지난해 7월 구속됐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동아)는 지난 8일 1심에서 강 전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피고인이 배임의 동기를 가졌거나, 이로 인해 하베스트가 장래 손실을 입을 것이라 예상할 정도로 큰 문제가 있는 것을 거래 과정에서 용인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이번 사건을 유독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상징성’ 때문이다. 석유공사의 하베스트 인수 논란은 전임 이명박 정부를 겨냥한 수사라는 평가를 받았던 사안이다. 검찰은 정치적인 부담을 감수하고 ‘부패척결’이라는 대의를 내걸고 수사에 임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강 전 사장은 1심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검찰이 법원 판결에 불만을 지닐 수는 있지만, 서울중앙지검장이 공개 비판하는 게 적절한 행동이었을까. 법조계 안팎에서는 그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검찰 인사 때문에 공보 담당인 서울중앙지검 제3차장이 공석이라는 점에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영렬 지검장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검찰의 의견을 드러낼 다른 선택이 없지는 않았다. 이영렬 지검장이 직접 나선 것은 다른 이유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김수남 검찰총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경제 활성화를 갉아먹는 부패 척결'을 강조한 상황에서 검찰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려는 포석이 담겼다는 평가다. '강영원 무죄'는 법원의 판단 잘못이라는 점을 법조계 안팎에 각인시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영렬 지검장은 “재판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한 사실이 인정됐는데, 무리한 기소이고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 하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장이 직접 나서서 법원을 공개 비판한 행동은 검찰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정치인이 즐겨 쓰는 ‘국민의 이름으로’라는 표현 역시 검찰답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검찰은 ‘공소장’으로 말하고, 법원은 ‘판결문’으로 말하는 법이다. 1심 무죄에 대한 불만 표출은 역으로 검찰 수사의 부실을 드러내는 결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이 제대로 수사했다면 피고인에게 무죄가 선고됐겠느냐는 지적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여론에 기댄 방식은 검찰의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해줄지는 몰라도 재판에 도움이 되는 행동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