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시장 관망 분위기…신규 상담 확 줄어국민·신한·우리 등 목표치 낮추고 리스크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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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비수기 영향이 있는데다 가계대출 규제의 발표와 미국 금리 인상 등이 겹치면서 신규 대출 신청은 확실히 줄었습니다. 통상 대출규제가 발표되면 시행 직전 막판 수요가 몰렸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이네요. 벌써 시장이 얼어붙고 있으니 대출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내년 2월 이후가 걱정입니다. "(시중은행 한 대출상담사)지난주(12월14일) 상환능력 내에서 빌리고 빚을 처음부터 나눠 갚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은행권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후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관망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계절적 비수기가 겹친 데다 앞으로 대출금을 매월 갚아야 한다 게 대출 수요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치기간의 재연장을 계획하고 있는 기존 주택담보대출자들이나 은행권도 향후 대출시장 분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가계 부채 대책이 발표된 지난 14일 이후 1주일간 3548억원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집행됐다. 이는 1일부터 11일까지 집행된 주택담보대출액(1179억원)보다 3배 늘어난 규모다. 이같은 실적만 놓고 본다면 가계대출 규제 발표에도 주택담보대출 시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통상 실제 대출 상담과 계약 후 금융소비자에게 집행되기까지 한달 정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지난주 실적 대다수가 지난달 중순 이후 대출 상담을 받고 계약서를 쓴 고객들의 실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주 대출상담은 눈에 띄게 확 줄었다는 게 영업창구 직원들의 전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사 비수기와 겹치면서 대출 상담이 크게 줄었다"며 "신규 대출 상담보다는 거치기간의 재연장을 문는 문의가 더 많았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 분위기도 비슷하다. 이 은행도 지난주에 3739억원의 주택담보대출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 역시 대부분 지난달 계약 실적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기존 고객 중에서 자신이 받는 대출에 영향이 있는가를 궁금해하는 전화가 몇 통 있었지만 가계부채 대책 문의를 묻는 상담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의 대출 상담 창구 역시 한산했다. 하나은행 한 관계자는 "지난주 가계부채 대책 발표와 미국의 금리 인상이 겹쳤지만 극적인 변화는 없었다"며 "당분간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관망세가 지속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가계 대출 규제 발표 후 은행권 가계대출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관망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시중은행들도 비상이 걸렸다. 내년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위축으로 수익 악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농협ㆍ기업 등 주요 은행들은 내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는 5% 수준으로 잡고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기로 했다. 올해 은행권이 가계대출은 전년대비 평균 10%(안심전환대출 유동화 포함) 이상 급증했던 것과 비교하면 보수적으로 목표를 잡은 것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내년가계대출 수요의 축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 비중도 40%까지 맞춰야 해 리스크 관리와 함께 대출 경쟁도 함께 펼쳐야 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과 은행연합회 및 시중은행 16곳은 내년 2월 수도권부터 적용되는 가계부채 관리대책 시행을 앞두고 합동대응팀을 구성, 업무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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