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통해 지배구조 강화 꾀하고 그룹 장악력 높일 계획일본 롯데, 롯데제과 지분 추가 매입으로 우호지분 34% 확보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 상장을 검토하고 나선 외형적인 이유는 시장의 엄격한 시선에 노출되는 것이 기업의 체질 강화와 지배구조 확립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 한·일 롯데 원톱 경영체제 구축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내면적인 이유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버지, 형과의 분쟁이 소송으로까지 번진 상황에서 오너가(家)에 의해 경영권이 흔들리거나 외풍에 시달리지 않는 경영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라는 평가다. 아울러 아버지 신 총괄회장의 길을 걷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이 그동안 "기업과 가족의 문제는 다르다"며 "기업의 문제는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경영권을 둘러싸고 분쟁이 확산된다면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에서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와 일본롯데의 상장을 통해 그룹 내 지배구조(거버넌스) 강화를 꾀하고 그룹의 장악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형과의 지분경쟁을 사전에 차단하고 한일 제과회사간 시너지를 통해 한일롯데의 장악력을 높인다는 것도 그의 복안으로 보인다. 일본 롯데는 롯데제과 주식 11만2775주(지분 7.93%)를 주당 230만원에 공개매수한다고 9일 공시했다. 총 예정 매수금액은 최대 2594억원이며 지난 4일 ㈜롯데가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롯데제과 지분 2.1%를 사들인데 이어 두번째 지분 인수다.공개매수가 이뤄지면 ㈜롯데의 롯데제과 보유지분은 10% 이상으로 늘어난다. 롯데제과 지분 22%(우호지분 포함)를 보유한 형이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는 등 계열사들을 장악할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또한 일본 롯데가 롯데제과 지분을 대규모로 확보하는 것은 일본 롯데가 신 회장을 한ㆍ일 롯데의 공식적인 리더로 인정한 것은 물론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풀이된다.일본 롯데가 롯데제과 지분 10%를 확보해 신 회장에게 힘을 실어준다면 신 회장은 기존 우호지분(롯데알미늄,15.29%)과 자신의 지분율 8.78%를 합해 총 34% 가량의 우호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신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것은 물론 더욱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업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호텔롯데 상장에 이어 일본롯데 상장 계획을 밝힌 것은 지배구조(거버넌스) 강화를 꾀하고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여진다"며 "경영권 분쟁에서 발생할 일말의 가능성을 원천봉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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