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기자
[방콕=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국방부 공동취재단]세계 방위산업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태국에서 2일 국제방위산업전시회가 개막했다. 태국 수도 방콕의 '임팩트 전시컨벤션센터'에서 5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50여 개국 400여 개 방산업체가 참가했다. 이들 중에는 한국 기업 22곳도 포함됐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우조선해양, 풍산, 한화 등 9개 기업은 단독 부스를 열었고 13개 중소기업은 한국관에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한국 기업의 참가 규모는 태국 국제방위산업전시회가 처음 열린 2003년 이후 최대 규모다. 그만큼 태국 방산 시장에 대한 한국 기업의 관심이 뜨겁다는 방증이다. 태국이 지난 9월 KAI와 국산 고등훈련기 T-50 구매 계약을 체결한 것도 한국 기업의 이번 전시회 참가 열기를 북돋운 요인이 됐다. 태국은 2013년에는 대우조선해양과 해군 호위함 1척 구매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태국의 호위함 2∼3호 수주에도 유리할 것으로 본다"며 "1∼2년 안으로 추가 발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이 방위산업 시장의 큰 손으로 주목받는 것은 테러 위협이 상존하는데다 남부 지역에서는 반군이 활동하고 있어 무기체계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태국 정부는 소형무기나 탄약, 항공기 부품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무기체계를 국내 개발보다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일부 한국 업체들은 벌써 태국 정부와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탄약을 생산하는 풍산의 경우 최근 전시회를 앞두고 태국 정부와 1500만 달러(약 170억 원) 규모의 5.56㎜ 소총탄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퐁사톤 부워삽 태국 국방기술연구소(DTI) 이사회 의장은 한화탈레스 부스를 방문해 한국군이 비무장지대(DMZ)에서 운영하는 열상감시장비(TOD)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종득 한국방위산업진흥회 해외사업팀장은 "우리 방산업체의 해외 진출 역사가 길지는 않지만 기술력 향상으로 이미지가 좋아져 동남아 시장 진출 전망도 밝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는 작년 4월 무기수출 금지 원칙을 폐기한 일본의 10여개 기업이 참가해 국가관을 열어 눈길을 끌었다. 미쓰비시, 가와사키 등 일본 방산업체들은 위성통신체계와 전방위감시체계를 비롯한 각종 방호장비를 전시했다. 무인기 개발 경쟁이 심화하는 추세를 보여주듯 이스라엘 아에로노틱스과 프랑스 ECA 등은 첨단 무인기(UAV)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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