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산업ㆍ기술 발전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에서 6년 만에 현지업체에 추월당했고 삼성전자도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기업들에 밀려났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거센 추격을 당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중국 기업들이 머지않은 장래에 질적인 부분에서도 한국을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크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중국 내 업체별 자동차 판매 순위에서 현대차(베이징현대)는 5위권 밖으로 밀려나 6위에 그쳤다. 현대차는 중국 토종 기업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 브랜드인 창안자동차에 자리를 내줬다. 현대차가 중국 기업에 뒤처진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0위였던 기아차 현지법인도 길리자동차에 자리를 내주고 15위로 밀려났다.이뿐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시장인 중국에서 2011년 이후 1위를 달리다 지난해 3분기에 토종업체 샤오미에 정상을 내준 데 이어 올해 2분기에는 점유율이 9%로 떨어져 5위로 추락했다. 1, 2위는 중국업체 샤오미와 화웨이가 각각 차지했으며 애플이 3위, 중국 비보가 4위에 올랐다. 또한 불과 몇 년 전까지 한국업체들의 생산기지에 불과했던 중국업체들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경쟁자 수준으로 올라섰다.주목해야 할 점은 중국 기업들은 판매 물량뿐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우리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10대 분야 120개 국가전략기술을 대상으로 중국, 일본 등 주요 5개국의 기술수준을 평가한 결과 한중 간 기술격차가 크게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 기술은 중국보다 1.4년 앞섰으나 그 격차는 2012년의 1.9년에 비해 0.5년 줄었다. 기계ㆍ제조ㆍ공정과 전자ㆍ정보ㆍ통신 분야의 격차는 0.6년 줄었다. 이처럼 기술력 신장으로 제품의 품질이 향상되면서 중국 소비자들은 굳이 수입산을 찾을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이것이 현대차와 삼성전자 등 우리의 간판기업들이 중국 토종기업에 밀리고 있는 근본 이유가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의 대응전략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그것은 중국보다 한발 앞서는 기술력을 유지하는 것이며 연구개발(R&D)에서 그 길을 찾아야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총 70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해 기술혁신의 고삐를 죄고 있다. 정부는 세제 지원과 규제 완화로 이들을 더 자극하고 격려해야 한다. 저부가가치 중간재 생산기업이나 경쟁열위에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산업구조재편을 추진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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