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해야 사는 한국 노인…근로소득 비중 절반 차지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한국 노인은 소득 수준이 낮을 뿐만 아니라 소득 구성의 질도 나쁘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전체 소득 가운데 근로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 일하지 않고는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20일 이순아 국민연금연구원 박사가 연금포럼(2015년 가을호)에 발표한 '노인가구의 소득수준과 공적 노후소득보장의 국가 간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의 노후소득에서 근로·사업소득의 비중은 49.9%에 달했다. 이 박사는 LIS(Luxembourg Income Study) 소득자료를 이용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폴란드, 네덜란드, 독일,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대만, 한국 등 노인가구 소득수준을 비교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가구 근로·사업소득 비중이 가장 낮은 국가는 네덜란드로 4.8%에 불과했다. 핀란드, 덴마크, 독일, 영국도 10%를 밑돌았다. 미국이 21.9%를 기록한 가운데 대만과 한국이 각각 43.3%와 49.9%로 월등히 높았다.중위소득 50%를 기준으로 살펴본 각국 65세 이상 노인가구의 상대 빈곤율은 노르웨이 1.5%, 덴마크 1.7%, 네덜란드 3.6%, 폴란드 6.5%, 호주 7.6%, 영국 7.9%, 캐나다 8.5%, 독일 10.2%, 핀란드 11.7%, 미국 19.3%, 대만 26.6% 등이었다. 중위소득은 모든 가구를 소득 순서대로 줄을 세웠을 때 정확히 중간에 있는 가구를 의미한다. 한국 노인가구의 상대 빈곤율은 46.9%로 조사대상 국가 중에서 가장 높았다. 노인 빈곤율은 중위소득 50% 미만에 해당하는 노인가구의 비율을 말한다.근로·사업소득, 자산소득, 이전소득 등으로 짜인 노후소득의 구성을 보면, 한국과 대만을 뺀 모든 국가에서 이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넘었다. 이에 반해 한국은 그러잖아도 적은 노후소득에서 이전소득의 비중은 48.6%에 불과했다. 이전소득 중에서도 사적 이전소득이 한국은 무려 19.8%나 됐다. 다른 서구복지국가에서 사적이전소득은 0.1~0.4%에 그칠 정도로 미미했다. 이처럼 공적 이전소득의 비중은 작은데 상대적으로 사적이전 소득의 비중이 높은 것은 아직은 전통적인 가족부양 책임 의식이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이 박사는 "사적 이전소득의 비중이 높은 현실은 여전히 노인 소득보장에서 개인과 가족에게 그 책임이 더 크게 지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가족의 부양 여부를 떠나, 정부는 빈곤 노인이 적절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책임져 빈곤 노인이 단 한 명도 복지정책에서 배제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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