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청와대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비무장지대(DMZ) 인근 목함지뢰와 포격 도발로 높아진 남북간 군사적긴장감이 풀리면서 본격적인 외교전이 시작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의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행사 참석을 위한 다음달 중국 방문(2~4일)이 그 출발점이다. 중국의 '군사굴기'를 상징하는 열병식까지 참석하는 것은 '파격'이자 '결단'으로 평가된다.31일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군도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응해 지난 24~28일 설정했던 특별경계근무 기간을 모두 해제하고 평시 수준으로 전환했다. 현재 북한은 북한이 지난 25일 준전시상태 명령 해제 등의 조치에 따라 병종별로 기지나 부대를 벗어나 전방으로 전개됐던 일부 전력과 병력이 원상태로 복귀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전개된 76.2㎜ 평곡사포 등 북한군 포병 전력이 후방으로 이동했고 DMZ내 북한군 소초(GP)의 총안구도 닫힌 것으로 알려졌다. 기지를 이탈해 미식별된 북한 잠수함도 평시 훈련 수준 상태로 전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리 군도 북한의 목함지뢰와 포격 도발로 최전방 부대에 하달된 최고경계태세와 적의 국지적 위협이 고조될 때 내려지는 '진돗개 하나'가 모두 해제하며 대비태세가 평시 수준으로 전환됐다.문제는 군사적인 긴장감은 풀렸지만 앞으로 외교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행사에 아베 일본 총리와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방중이 무산되면서 우리의 동북아 외교 주도권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열병식에서 박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시진핑 주석 옆에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북한 대표로 참석하는 최룡해는 주변에 자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는 한미, 한중 관계의 큰 틀 속에서 중국을 매개로 한 북핵 문제 모멘텀 조성과 남북관계 개선, 한일관계 전기마련 등이 하반기 외교전의 주요 공략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최근 북한의 지뢰도발로 촉발됐던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을 대화국면으로 돌려놓은 만큼 남북간 직접대화를 통한 관계개선에도 주력, 우리 외교의 자산과 지렛대로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 대통령은 톈안먼(天安門) 성루에서 시진핑 주석과 나란히 열병식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되는 강운데, 북측에서는 악화일로의 북중 관계를 반영하듯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은 불참하고 대신 최룡해 당비서가 최고위급으로 참석한다. 1950년대 김일성 주석이 최소 2차례 성루에 올라 마오쩌둥(毛澤東) 등 당시 중국 지도부와 함께 열병식을 지켜본 것에 비춰보면 최근 상황은 한마디로 '격세지감'이다.북중관계 악화에도 북한이 중국에 갖는 '전략적 가치'에는 변함이 없고, 북한 역시 의지할 곳은 중국밖에 없다는 점에서 중국의 대북 '지렛대 역할'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인식 속에서 우리 정부가 강화된 한중관계를 바탕으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중국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월10일 노동당 창건일을 계기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전략적 도발 우려가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서도 중국 역할론이 강조될 전망이다.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최근 북중 관계에 질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중국은 북한의 도발을 편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변화된 북중, 한중관계를 염두에 둔 언급으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의 전승절 기념행사 참석 결정에 앞서 일찌감치 한미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해 발표하고, 미국이 민감해하는 열병식 참석 여부에 대해 막판까지 신중을 기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동맹인 미국을 배려한 것"이라며 "이번 방중을 계기로 남북간 주도권을 중국과 협력해 이끌어 낸다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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