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깨고 금리 하락세 계속…신흥국발 불안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전 세계 주식시장이 동반 급락세를 연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갈길 잃은 투자금이 미 국채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다. 글로벌 저성장 우려, 유가 하락에 따른 저인플레 장기화, 중국발 증시 조정 등이 때 아닌 미국 채권 호황의 배경이 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2.03%까지 내려가면서 4개월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 6월 중순 고점(2.48%)에 비해 금리가 0.45%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지난달 초 3.20%를 넘었던 미 30년물 국채금리는 21일 2.72%까지 하락했다. 채권 금리가 내려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뛰고 있다는 뜻이다. 연초만 해도 올 하반기 미 국채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를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리인상의 여파가 미 채권시장으로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었지만 이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채 랠리가 올해 막을 내릴 것으로 내다봤던 채권 약세론자들이 머쓱해하고 있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국채 투자수익률도 견실하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가격 변동과 이자 등을 고려한 미국 10~30년물 국채의 투자 수익률은 이달 들어 3.2%를 기록중이다. 이는 배당을 포함한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의 같은 기간 수익률 -6.1%를 크게 웃돈다. 올해 전체로 봐도 미 장기 국채 투자 수익률(1.8%)은 S&P500 수익률(-3%)을 앞선다. 연간 기준 국채 투자가 주식보다 높은 수익을 낸 것은 지난 2011년이 마지막이었다. 안전자산인 미 국채가 선방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는 것을 반영한다. 중국의 위안화 절하로 각국의 통화전쟁 우려가 높은 데다 신흥국 증시의 팔자세는 미국, 유럽 증시까지 뒤흔들고 있다. 같은 안전 자산이라도 신흥국 채권은 투매대상이다. 신흥국채권펀드에서는 지난주 25억달러가 유출되면서 1월 이후 최대 유출액을 기록했다. 유가 급락, 세계 수요 둔화로 글로벌 저인플레 기조가 길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는 것도 미 국채의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설명해준다.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떼제네랄의 안토닌 크로닌 미 국채 트레이더는 "10년물 금리가 2%로 낮아질 것이란 전망을 연초에 내놓았다면 멍청하다는 소리를 들었을 것이지만 이같은 전망은 현실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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