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채은기자
쩐 신상명세서
내 성격? 김찬호라고 '돈의 인문학'이란 책 쓴 아저씨가 내 성격을 이렇게 요약해놨네. ① 소지가 간편하다 ② 한순간 획득할 수 있고 소유권 유지가 쉽다 ③ 간단하게 증여된다 ④ 은닉이 쉽다 ⑤ 가치중립적이다 ⑥ 자가증식한다.이제 꿈 얘기를 해볼게. 내가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다면 정말 좋겠지? '대박' 얘기를 할 때마다 항상 나오는게 '돼지꿈'이야. 돼지란 동물이 그래. 새끼를 여러 마리 낳고 쑥쑥 잘 크니까 재물이나 이권의 번창을 상징하는 게 있지.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 중에 "돼지 우리를 치우려다 어미 돼지와 싸워서 이기는 꿈을 꿨다"고 말한 것을 들어봤지.그런 탓에 돼지꿈은 꿈풀이의 상황도 다양해. 돼지를 등에 지거나, 몰아오거나 차에 싣고 오면 재물이 생긴다거나, 방 안에서 돼지와 싸우다 목을 누르면 큰 사업체나 재물을 소유한다 거나 하는 내용들이지. 돼지가 꿈에 나온다고 반드시 길몽도 아니야. 돼지를 사다 잡아서 팔아 먹으면 '팔아버린 고기 수량에 비례해 돈을 잃거나 남에게 주게 된다'고 풀이하는 사람도 있어. 돼지고기를 씹어먹으면 답답하고 따분한 일에 종사한다는 해몽도 고개가 끄덕여지지. 죽은 돼지를 가져 오거나, 집안으로 들어오려는 돼지를 쫓아내거나, 자신의 돼지를 잃어버리거나 하는 내용도 좋은 꿈은 아니지. 돼지꿈만 돈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야. 진짜 돈이 나오는 꿈은 어떨까? 돈 자체가 상징하는 게 많아. 인격, 가치, 사연, 편지를 뜻하지. 길에서 동전 주워 호주머니에 넣으면 다음날 친구들과 싸운대. 빛나는 새 동전이 생기면 얻은 수만큼 친구나 직장이 생기고. 남이 준 돈이 문서나 편지로 변하면 누군가의 강압적인 요구, 명령, 지시를 따라야 하는 상황이 펼쳐진다지 아마. 하늘에 지폐가 떨어져 쌓이면 사업으로 돈을 벌거나 편지를 받는다고도 하네. 현실과 비슷한 꿈도 있어 지갑에 지폐가 꽉 차 있으면 재물 권리가 만족할 만큼 생긴다네.-
돈벼락 맞는 꿈 중에서 최고는 복권당첨자들이 꾸는 꿈이야. 어떤 사람은 꿈에서 보이는 숫자가 가슴에 남아 있어서 기억해뒀다가 복권을 사서 당첨됐지. 또 어떤 사람은 돌아가신 부모님이 꿈에 나와 5만원 2장을 주신 걸 보고 복권을 긁었더니 당첨됐다 그러더라고. 좋은 꿈을 꾸면 다들 복권을 사나봐. 로또 복권 1등 당첨자들한테 "왜 복권을 사냐"고 물었더니 응답자 116명 중 20명이 "좋은 꿈을 꿔서"라고 답했다는 거야. 나눔로또에서 조사해보니 로또 1등에 당첨된 사람이 꾼 꿈 중에선 '조상'에 대한 내용이 26%로 가장 많고 돼지 등 동물 꿈과 불ㆍ물에 대한 꿈, 대통령이 등장하는 꿈'등이 12%로 공동 2위였대. 그런데 이거 알아? 복권에 당첨될 확률이 약 814만분의 1이라잖아. 이건 올해 벼락 맞을 확률인 50만분의 1보다도 낮은 어마어마한 수치야. 그래도 누군가는 대박을 맞잖아. 그게 나라면, 이라는 희망을 가져봐. 오늘밤 '내 꿈' 꾸면서.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