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최근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인수전 1라운드 결과 인수후보로 국내외 사모펀드(PEF) 4곳이 선정됐다. 대주주 테스코와 매각 주관사 HSBC증권이 적격인수후보를 심사해 외국계 PEF인 칼라일그룹ㆍ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ㆍ골드만삭스PIA 외에 국내 PEF인 MBK파트너스를 선택했다. 여기에 참여했던 오리온 등 국내 기업들은 모두 탈락했다. 최대 8조원대의 인수전이 PEF만의 독무대가 된 셈이다. 홈플러스 인수전 사례뿐만 아니다. 국내 기업 인수합병(M&A)시장은 PEF들이 휩쓸고 있다. 국내 M&A시장을 PEF만의 리그로 만들고 있다. 국내 M&A시장의 큰손이었던 대기업들은 글로벌 경기 장기 불황에다 사업 영역 확장에 따른 불편한 시선을 의식, M&A 전면에 나서는 것을 꺼리고 있다. 그러는 사이 PEF들은 국내 M&A시장에서 보폭을 넓혔다. 국내에서 PEF는 액수 기준으로 10년 만에 128배나 커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국내에 설정된 PEF 누적 약정 잔액은 51조2000억원 규모다. 2004년만 해도 액수는 4000억원에 불과했다. PEF의 수도 2004년 2개에서 2014년 말 277개로 275개가 늘었다. 이들의 타깃은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은행ㆍ카드ㆍ투신사 등의 금융권 위주에서 최근에는 유통, 철강, 해운 등으로 확대됐다. 지난달 한앤컴퍼니가 세계 2위 자동차용 공조장치 제조사인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인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PEF의 불참으로 기업 인수전이 무산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동부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동부팜한농 등 계열사들의 매각전의 경우 국부 유출 논란으로 PEF들이 입찰을 꺼리면서 무산되거나 연기됐다. 이로 인해 일부 기업들은 PEF들에 독점적 위치를 주고 있다. KT는 지난달 30일 미국계 PEF인 JC플라워에 KT캐피탈을 매각했다. 다른 인수 후보자가 없었던 탓이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M&A시장에서 PEF들이 독주하면서 기업들이 이들과 합종연횡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홈플러스 인수전도 비슷한 경향을 띠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PEF를 둘러싸고 여전히 먹튀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PEF들이 인수 기업들로부터 배당금 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막대한 수익을 챙기고 있다. 코웨이, 한라비스테온공조, 로엔, 이베트스트투자증권, 아이마켓코리아 등 최근 3년간 PEF에 넘어간 기업들의 2012~2014년까지 3년간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인 배당성향을 보면 코웨이 59.51%, 한라비스테온공조 35.29%, 아이마켓코리아 30.36%, 로엔 21.99%, 이베스트투자증권 15.61% 등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상장사의 지난해 배당성향 평균인 11.60%를 웃도는 수치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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