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면세점 경쟁 과열 양상…증권사 보고서 놓고 갈등

현대百-토러스證, 시내면세점 보고서 놓고 갈등현대 "민감한 시점에 주관적 잣대로 평가해 부정적 분위기 조성 우려"토러스 "객관적 평가에 따른 합리적인 보고서"[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현대백화점과 토러스투자증권이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평가 보고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현대백화점이 관련 보고서를 토러스투자증권 홈페이지에서 내려줄 것을 요청한 것과 관련 해당 연구원이 페이스북에 자극적인 표현의 글을 올리며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토러스투자증권 A연구원은 지난 15일 '유통업, 왜 면세점에 열광하는가?'라는 보고서에서 대기업 7개 후보기업을 분석해 점수화했다. 결과는 SK네트웍스가 949점으로 유일한 900점대 1위였고 신세계DF와 HDC신라가 2ㆍ3위를 차지했다. 현대DF는 570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현대DF는 사회공헌 부분에서 SK네트웍스와 함께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을 제외하고 평가항목 전반적으로 가장 낮은 점수가 책정됐다.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현대백화점 B부사장은 A연구원에게 전화를 걸어 보고서 판단 근거에 대한 설명 요구와 함께 총점을 매긴 보고서의 발표 시점에 문제를 제기하며 점수선정 결과부분을 홈페이지에서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하지만 다음 날 A연구원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B 부사장이 이틀 내 보고서를 홈페이지 등에서 내릴 것과 보고서가 잘못된 내용이었음을 인정하는 사과문을 게재할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A연구원은 '자기 회사 말단 부하직원을 채근하는 말투', '법적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협박' 등으로 표현, 논란을 표면화시켰다. 현대백화점의 입장은 다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기업들이 제출한 사업보고서를 근간으로 작성한 것이 아닌 언론 보도를 토대로 한데다 관세청의 심사가 임박해 부정적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어 점수 부문만 내려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부하직원을 채근하는 말투가 아니라 연구원의 격을 높이기 위해 일부러 부사장이 전화해서 이런 부분 등을 감안해달라고 한 것 뿐"이라며 정당한 이의제기였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기업 추천이 아닌 총점까지 매긴 증권사의 보고서가 자칫 부정적 여론을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얘기다. 기업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후보 기업 중 하나인 C기업 관계자는 "지금처럼 중요한 시기에 비전문가가 주관적 의견을 내놓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D기업 관계자는 "증권사도 나름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는 것 아니겠냐"며 "자신의 분석결과에 책임을 질 수 있으니 보고서도 내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금융감독원도 진상 파악에 나섰다. 증권사가 연구원들로 하여금 독립적인 리포트를 쓰도록 하는 것도 감독 대상이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토러스투자증권 자체 감사 결과 보고서 작성에 이의가 없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박종길 금감원 금융투자업무팀장은 "보고서는 공개된 정보나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주관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토러스투자증권에서 합리적인 보고서라고 봤기 때문에 연구원의 자율성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승용 토러스투자증권 센터장도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진정성을 가지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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