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X 본격시동]⑦KAI가 선택된 이유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인도네시아가 550억원을 들여 국제 공동탐색 개발한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의 C-103 쌍발엔진 형상.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국형전투기(KFX) 사업 우선협상업체로 대한항공과 경합을 벌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어느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에어버스D&S와, KAI는 록히드마틴과 손을 잡아 2파전을 예고했다. 대한한공은 당초 KFX사업을 위해 보잉사와 협상을 시작했지만 결렬됐다. 지난 2월 9일 실시한 KFX 1차 전자입찰에 대한항공이 참여하지 않은 이유도 이때문이다. 당시 대한항공은 에어버스사와 손을 잡았지만 입찰에 참여하기는 물리적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KFX 관련 업무를 맡았던 담당자가 급작스럽게 퇴사한 것으로 전해져 내부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는 설과 보잉 측에서 전투기의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가기 때문에 F-18 플랫폼 설계 도면을 제안해 결렬됐다는 설도 돌았다. 당초 두 업체는 기술적 측면에선 국산 고등훈련기 T-50을 개발한 경험이 있는 KAI가 유리하지만 투자여력 측면에선 기업 규모가 큰 대한항공이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미국 정부의 기술이전 통제를 받는 록히드마틴에 비해 유럽업체인 에어버스D&S는 상대적으로 핵심기술 이전에 자유로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T-50과 기동헬기 수리온 등을 개발한 경험이 있고 제조시설도 갖추고 있는 KAI가 앞서 있다는 평가도 팽팽했다.

KFX 모형

하지만 군당국은 KFX을 담당할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최우선 조건으로 '국내 생산능력'을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업체와 협력할 기술협력업체(TAC) 비중보다 순수 국내업체에 대한 생산능력을 우선 고려했다는 것이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F-X 기종 선정을 위해 평가기준(가중치)를 정할때 다른 사업에 비해 경제ㆍ기술적 편익을 18.41%로 높게 잡았다. 하지만 KFX 개발사업에는 국내연구개발 무기도입사업을 할때 적용하는 표준가중치를 그대로 적용하기로 했다. 표준가중치를 그대로 적용한다면 기술능력평가 비중이 80%에 달한다. 기술능력평가에는 기술확보 현황과 실적이 24%, 무기체계, 소프트웨어 개발계획 20%, 위험 관리계획 등 15%다. 업체의 생산능력을 중심으로 본다면 기본훈련기인 KT-1, T-50 등 항공기 완제품을 생산한 적이 있고, 기동헬기 수리온을 개발한 경험이 있는 KAI가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하성용 KAI 사장도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KAI의) 과거 경험을 보면 T-50(고등훈련기)을 개발할 때 전력화 시기를 맞췄고, 수리온(기동헬기) 개발 때도 2006년 개발에 착수해 6년 만인 2012년 전력화에 성공했다"며 "KAI의 1400명에 달하는 엔지니어들이 20개에 가까운 모델을 개발했기 때문에 T-50을 개발할 때보다 인프라가 좋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KFX의 개발에 투자능력도 KAI가 앞선다는 평가다. KFX사업의 총 비용은 8조 5000억원 규모로 업체는 20%인 1조 700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KAI의 경우 부채비율이 100%이고 기업신용등급인 AA-(안정적)인 반면에, 대한항공의 경우 부채비율이 지난해 3분기말로 809%에 달하고 기업신용등급도 A-(부정적)란 점을 감안하면 KAI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셈이다.방사청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업체 선정 이후에는 2∼3개월 동안의 협상을 거쳐 6∼7월 중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KF-X 체계개발 업체를 최종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양낙규 기자 i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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