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구글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진행되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자사의 이동통신사업 진출설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구글의 제품 담당 부사장인 순다르 피차이는 '제한적인 프로젝트(limited project)'라며 구글이 규모가 큰 이동통신업체가 되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실제로 구글은 '이동통신 재판매(MVNO)' 형식, 즉 기존 망 운영업체가 보유한 통신망을 이용해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알뜰폰 형태인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구글이 향후 이동통신업계에 가져올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콘텐츠를, 또 넥서스라는 모바일 기기를 보유한 구글이 이동통신사업에 발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막강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업 진출은 구글의 인터넷 영토 확장에 날개를 다는 격이 될 수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기존 통신업체들이 빠르게 인터넷 서비스를 개선해 접근성을 확대하지 않을 경우 구글이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피차이 부사장의 이날 발언은 신중했다. 최대한 기존 통신업체들은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구글이 자체적인 무선통신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지만 사업을 크게 확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규모를 가진 네트워크 운영자가 되려는 의도는 아니다"라며 "통신업체 파트너들과 논의하고 있으며 몇 개월 안에 그 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몇 개월 후에도 사업 시작이 아닌 사업 계획을 공개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미국 인터넷망은 속도와 효율성 측면에서 유럽 국가들에 뒤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구글의 사업모델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구글도 이에 대해서는 불만을 가져왔다. 자사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많은 트래픽을 요구하는데 망이 이를 따라오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구글은 '구글 화이버(Google Fiber)'이라는 별도의 초고속 인터넷망 사업도 추진 중이다. 구글 화이버는 기존 미국 인터넷망의 평균 속도보다 100배 정도 빠른 것으로 알려져있다. 구글이 초고속 인터넷망 사업을 추진하자 AT&T 등 기존 통신업체들도 초고속망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구글은 인터넷망 개선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점을 고객들에게 인식시켜주고 이를 통해 인터넷망을 가진 통신업체들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점과 관련해 미국 최대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즌의 한 고위 관계자는 구글이 뛰어들면서 인터넷망의 트래픽이 증가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트래픽 증가는 망 제공업체들에 부담이 되고 오히려 고객들이 받는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피차이 부사장은 구글이 (기존 통신업체들에 대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구글이 네트워크가 어떻게 디바이스나 운영체제와 밀접히 작동할 수 있는가에 대한 아이디어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구글이 운영하는 네트워크 사업은 작지만 기존의 망 사업자들이 좋은 아이디어로부터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앞서 여러 외신들은 구글이 미국 3, 4위 이통통신업체인 스프린트 넥스텔, T-모바일과 MVNO 서비스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했다.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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